<나의옷입기>방송인 이숙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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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루한 건 싫어요.사는 것도 지루한데 옷까지 지루하면 삶이얼마나 지루하겠어요.』 자타가 공인하는「톡톡 튀는」여자 李淑英씨(36.방송인)가 주장하는 자신의 옷입기에 관한 철학의 첫마디다. 『오늘 입은 옷은 중국풍이에요.중국을 느끼고 중국을 얘기하고 싶어 이렇게 입었습니다』『저는 늘 떠나고 싶어요.그래서이런 느낌을 담아 이국적 느낌의 옷을 즐겨 입지요.스페인풍.태국풍.중국풍등등….』 그중에서도 가장 취향에 맞는 옷차림은 집시풍이란다.내일이 없는듯이 살고,지극히 탐미적인 자신의 성격에가장 맞는다는 것.매일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얘기를 전하는 것이그의 직업인만큼 그는 옷에도 얘기가 있게 입는 것을 중요시한다. 트고 찢어놓은 옷,원색이나 형광색,모자.귀걸이.헤어밴드와 같은 아기자기한 소품등이 그의 옷이야기를 끌어나가게 하는 스태프.때때로 그의 옷은 파격적이라 보는 사람마다 입이 벌어지게 하기도 한다.
뒤에서 그들의 수군거림을 모르는 것도 아니나 그에게는 그것도재미있는 일이다.보통때에는 볼 수 없는 이상야릇한 재미있는 표정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를 만날 때면 그 사람에게 오늘은 어떤 즐거움을 줄까 연구하며 옷을 입어요.』 그는 과감하고 변화무쌍한 자신의 옷입기가 늘 일상의 무료함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순간적인 신선함을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최소한 脫 日常의 경험은 제공할 것이라는 얘기다.
梨大앞과 新村은 그의 옷창고와 같다.젊고,과감하고,파격적이고,재미있는 것들이 많아 그는 자주 이 젊은이의 거리를 뒤적이며다닌다.『1만원짜리 바지에 비싼 재킷을 입으면 바지도 같이 비싸 보인다』고 믿는 까닭에 그에게는 옷값은 문제 가 되지 않는다.1만원에서 몇십만원까지 마음에 들면 돈이 있는대로 산다.
옷입는 재미가 사는 낙중의 큰 부분이라고 외치는 그는 한살이라도 더 젊고 폼날 때 입고싶은 옷은 다 입어볼 작정이란다.그러면 나이가 들어 달라질까.할머니가 되더라도 그는 지금처럼 옷을 입고 다닐 것이라는 느낌이다.
〈梁善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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