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 投賣.離農홍수 조짐-매물 쏟아져 값도 폭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쌀을 포함한 기초농산물 시장개방과 관련,농민들의 탈농 조짐이벌써부터 일어나고 있다.
논.밭을 팔려고 내놓은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매물들은 주로 소농들이 내놓은 소규모 농지이거나산간.수렁논밭등 기초농산물 시장개방때 특히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것들이다.
탈농현상은 냉해로 생계유지가 어렵게 된 농민들의 이농대열까지겹쳐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다.
충북도내의 경우 쌀시장개방 타격을 우려,농촌을 뜨기 위해 논밭을 처분하려는 농민들이 부동산업소마다 몰리고 있다.
특히 1천평 안팎의 소규모인 매물들의 가격도 시가보다 낮아 투매현상까지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매물홍수는 계속될 전망이다. 중부고속도로와 인접해 공장입지로 각광받고 있던 음성군대소면의 경우 1주일전쯤부터 매물이 부쩍 늘어 평소의 3배 가량인 50여건에 이르고 있다.청원군미원.남일면 소재 부동산업소에도 평균 20여건씩 매물이 들어와 평소의 4배 수준으로 늘었다.
논 1천평을 팔려고 내 놓은 全亨泰씨(52.음성군대소면)는『쌀시장이 개방되면 농가부채 청산은 커녕 더 큰 빚더미에 올라 앉을 것같아 땅을 팔아 빚도 갚고 도시에 나가 작은 식당이라도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여주지역도 농토매물이 하루 2~4건씩 부동산중개업소에쌓이고 있다.
이로 인해 논값이 평당 2만원선에서 1만3천~1만5천원대로 평당 5천원이상 떨어지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논.밭 매물이 크게 늘어 전주시삼천동 Y부동산의 경우 30여건의 매물이 나와있다.
또 올해 냉해가 특히 심했던 강원도양구군해안면에서는 전체 주민 4백80가구 1천8백여명중 최근 한달새 10여 농가가 도시지역으로 이사갔으며,90여명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등 대도시로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