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내 타결 극적 전기/미­EC UR협상 합의점 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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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대걸림돌 농산물분야 타협/사실상 가트안… 13일 통과예정
7년여동안 끌어온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마침내 최종 마무리를 위한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하게 됐다.
미국과 유럽공동체(EC)가 2일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해온 농산물·시장접근 등 대부분의 주요 쟁점들에서 사실상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UR 협상은 15일의 시한내 타결을 위한 극적 전기를 맞고 있다.
UR의 성패가 걸려있던 이번 미­EC 회담은 비록 합의문건 등 가시적 결실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UR 협상의 골격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EC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정치적·경제적 비중을 감안할 때 양측의 이번 합의내용은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전체의 UR안으로 굳어지게 된다.
6일로 예정된 양측의 최종합의문은 1백1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GATT 무역협상위원회(TNC)도 토의를 거쳐야 한다. 피터 서덜랜드 GATT 사무국장은 13일 UR 최종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EC의 농산물에 대한 생산 및 보조금 감축을 주된 내용으로 지난해 11월 양측이 합의한 블레어하우스 협정을 부분적으로 수정,합의함으로써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프랑스의 반발을 상당폭 수용한 것으로 합의에 불만을 품은 프랑스가 EC내의 필요한 승인과정에서 비토권을 행사하는 최악의 돌출변수를 사전에 막으려는 정지작업으로 볼 수 있다. 미국측은 6년동안 21%를 감축키로 한 농산물 보조금 감축조항을 완화하고 잉여농산물은 감축대상에서 제외시키자는 EC측의 주장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EC측 협상팀은 이같은 농업수정안을 이날 발표에 앞서 1일 프랑스측에 설명,동의를 얻어내 농산물로 인한 문제의 소지를 없앴다.
미­EC 대표들은 협상의 마지막 걸림돌이 돼왔던 프랑스를 의식한듯 2일의 기자회견에 앞서 1일 EC의 르 그라 농업담당 부위원을 파리에 파견,잠정 합의안에 대한 설득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프랑스 총리가 2일 한 모임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오던 다자간무역기구(MTO)에 대해 철회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도 프랑스가 사전에 협상안에 대해 통보받고 동의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와관련,에두아르 발라뒤르 프랑스 총리는 2일 GATT 타결을 강조하면서 『국제무역 규정이 무역분쟁에서 우선한다는데 GATT 체결국들이 동의한다면 프랑스도 MTO의 요구를 연기할 수 있다』고 말해 이 가능성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양측은 반덤핑·지적소유권·금융시장 개방 등에서도 「중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보았다. 그러나 유럽을 잠식하고 있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와 TV방송물의 반입량을 현 수준으로 묶어두기 위해 프랑스를 중심으로 주장해온 시청각분야의 「문화상품의 예외인정」에는 확실한 결말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5백여명의 전세계 기자들이 몰려들어 최종합의문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속에 미­EC간 협상결과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95년 1월1일 발효될 UR협상은 이제 GATT의 본부가 있는 제네바로 무대를 옮겨 1백14개 참가국의 이해를 조율하며 마무리 손질만 남겨놓게 됐다.<브뤼셀=고대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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