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출마…수감 의원 대부분 공천 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번 총선에서 무더기 '옥중 출마'가 있을 것 같다. 수감 중인 여야 의원 8명 가운데 5명이 이미 공천 서류를 냈거나 금명간 낼 예정이다. 다른 2명도 당의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한나라당 최돈웅(강릉)의원만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국회의 방탄막이 걷히면서 줄줄이 구속됐던 의원들이다.

한나라당 구속 의원은 5명. 이 중 박주천(서울 마포을).박명환(마포갑)의원은 공천을 신청했다. 박주천 의원은 '옥중 출마를 선언하며'라는 성명서를 돌렸다.

그는 "여론 몰이에 편승해 후보 자격을 문제삼는 것은 본인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명환 의원도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했다.

공금횡령 혐의인 박재욱(경산-청도)의원 측도 "출마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선 불법 자금 모금 주역으로 지목된 최돈웅 의원 측은 "16일이 1차 공천 마감일인데 崔의원에게서 별다른 지시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출마를 포기하는 쪽으로 당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대선 불법 자금 사건으로 구속된 김영일 전 총장은 특이한 경우다. "공천 신청을 안 하겠다"는 게 표면적인 입장이나 그렇다고 출마를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민주당 이훈평.박주선 의원은 16일 공천을 신청할 예정이며 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은 서류를 제출했다. 이들이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각 당은 이들의 공천 여부를 놓고 부심하고 있다. 이들을 내세울 경우 "비리 의원 옹호"라는 여론의 질타가 두렵다. 또 공천에서 뺄 경우, 당사자들의 반발이 간단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각 당의 공식 입장은 비리 연루자 공천 배제다. 그러나 좀더 들어가 보면 당별로 조금씩 다르다. 한나라당은 구속 의원들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태도다.

한나라당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은 "정치자금법이든 뇌물수수든 구속된 이상 공천시 당연히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반면 민주당 쪽은 구제 쪽에 무게를 뒀다. 강운태 총장은 "당헌에는 형 확정시에만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게 돼 있다"며 "이훈평.박주천 의원 모두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여운을 뒀다.

남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