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대응 완화된 것 없다”/김 대통령­클린턴 공동기자회견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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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흡수통일 지양」 중국 통해 북에 전달”/김 대통령/“북한 다시 남침땐 반드시 실패할 것”/클린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에 미국의 기준이 완화됐는가.
▲클린턴 대통령=완화된 것이 없다. 우리 두사람은 안보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의논했다. 북한이 IAEA 사찰을 수용하고 한국과 성실한 대화를 재개할 경우 한미 양국의 입장을 재조명할 것이며 양국의 안보정책 결정은 거기에 토대를 두고 이뤄질 것이다. 우리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북한이 사찰을 수용하고 남북대화를 재개하느냐로부터 시작된다.
▲클린턴 대통령=우리는 북한에 두가지 양보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북한이 양보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북한의 행동여하에 따라 우리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두나라 사이에는 이견이 없다.
­한국은 북한에 대한 흡수통합을 부인해왔는데 그 입장에 변화는 없는가. 미 국방부의 보고서에 의하면 전쟁발발시 남한이 진다는 내용이 있는데….
▲김 대통령=한국은 결코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합한 것처럼 북한을 흡수통합할 생각이 없다. 이 뜻은 지난번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과 시애틀에서 회담했을 때 북한에 분명하게 전해달라고 요청했었다. 북한이 이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전달해달라고 했다. 강 주석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미간에는 어느 경우든 하나가 되어 대항할 능력을 갖고 있다. 양국의 안보공약은 확실하다. 클린턴 대통령은 한국민이 원하지 않는 한 주한미군의 추가철수는 없다고 재확인했다. 그것은 지금도 유효하다.
▲클린턴 대통령=두나라가 유엔에서 북한에 대해 제재를 취하라고 하지는 않겠다. 중국·일본 지도자들과도 얘기했지만 그것이 매력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점을 김 대통령과도 논의했다. 가능한한 북한에 대해 IAEA 사찰과 남북대화 재개에 응하는 기회를 주는게 좋겠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북한이 남침할 때 우리가 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이 남침하면 실패할 것이고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북 핵문제가 앞으로 1∼2개월내에 해결될 가능성이 있는가. 북한이 핵사찰을 수락하고 남북대화를 재개하면 내년 팀스피리트훈련을 취소할 것인가.
▲클린턴 대통령=이 문제는 상당히 예민한 사안이다. IAEA로부터 사찰결과를 보고받아야 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방법을 강구하려고 한다.
▲김 대통령=남북 상호사찰이 대단히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한국은 남북한의 핵사찰을 정확히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IAEA 사찰의 시한은 무한한게 아니며 한계가 있다.
­김 대통령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고 했는데 최종시한은 언제인가. 최종시한은 어떻게 결정하려 하는가. 클린턴 대통령은 시애틀에서는 「포괄적 접근방안」(comprehensive solution)이란 용어를 썼고 지금은 「철저하고도 광범위한 접근」(thorough and broad approach)이라고 했는데 똑같은 용어인가.
▲김 대통령=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는 말은 확실하게 최종시한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종시한을 여기서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포괄적 타결」이란 용어가 언론에 보도돼 그것이 「일괄타결」인지에 대해 혼란이 있었다. 그래서 클린턴 대통령과 나는 오늘 확실하게 정리한 용어를 썼는데 그것을 주목해달라. 철저하고도 광범위한 노력을 최종결론을 도출할 것이다.<워싱턴=진창욱·김현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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