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찰없인 양보못해”/미/“강경책 대신 유화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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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핵… 내일 정상회담 결과 관심/클린턴 “새 대응방안 마련중”
【워싱턴=진창욱·김현일특파원】 미국을 방문중인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 미 대통령은 23일 오전(한국시간 24일 오전 1시)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에 대한 최종대책을 조정하는데 양국 사이에 한미 합동 팀스피리트훈련 중단 등 대북 양보안의 처리방안을 놓고 상당한 견해차이를 보이고 있어 조정결과가 주목된다.<관계기사 4,5면>
김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워싱턴 포스트지와 가진 회견에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과 남북대화에 응하지 않는한 어떠한 양보도 할 수 없다』고 북한문제에 대한 강경방침을 언명했다. 이는 북한이 먼저 핵사찰을 수용하고 남북대화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을 경우에만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하고 미국­북한간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3단계 회담을 할 수 있다는,선 사찰 후 대북 양보안 제시의 단계적 해결방안을 고수하겠다는 의사표시로 해석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김 대통령이 그러나 팀스피리트훈련에 대한 강경입장을 밝히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증명을 하면 식량 및 다른 경제적 혜택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포스트 회장단과의 조찬모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23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마련된 새로운 접근방안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 한국은 유엔의 대북한 제재를 지지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정부는 북한이 통상 핵사찰을 허용하면 즉각 팀스피리트훈련 중단을 표명하는 포괄적 타결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클린턴 대통령은 22일 피델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정부는 새로운 북한 핵문제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논의한뒤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지도 미국이 금주중 뉴욕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IAEA의 통상 핵사찰을 받아들이면 즉각 팀스피리트훈련 중단을 발표하겠다는 방안을 북한에 제의할 것이며,나아가 3단계 미국­북한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이 특별 핵사찰을 수락할 경우 북한에 대한 서방의 외교적 승인의 발판이 될 경제원조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정부 관리들이 북한 핵해결방법을 강경책에서 이른바 「포괄적 타결방식」으로 전환했다면서 한미 정상회담때 북한과의 협상에서 강경책 대신 유화책을 쓴다는데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선 핵사찰을 전제로 한국측의 해결방안과 북한의 핵사찰 수용·팀스피리트훈련 중단의 동시발표를 포함하는 미국측의 포괄적인 방안이 어떤 형식으로 조정될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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