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창의력키운다”/일일구두닦이/저명인사만나기/청소년패션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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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기존의 고정관념 벗어나자”/기업들 적응력 배양 열 올려/조별 집단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일인 구두닦이·때밀이」,「김수환추기경 만나보기」….
대기업들이 신입사원들이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실시중인 교육 프로그램중 일부다.
대기업들이 사원들의 창의력이 기업성장의 관건이라고 판단,이색적인 창의력 배양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대우그룹은 교육과정에 오픈 포럼(Open Forum)을 도입,3일동안 신입사원 5∼6명이 조를 짜 마음대로 주제를 정해 수도권 일대를 돌아다니며 자료수집·인터뷰·설문조사 등을 실시해 연구보고서를 작성,결과를 발표토록 하고 있다.
이는 격변하는 기업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탈피,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창의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기업 자체의 인식에서 출발한 것.
이와함께 대우그룹은 아무 제한이 없는 「개인 도전 체험」이란 프로그램도 마련,하룻동안 사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경험토록 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사원들은 김대중씨·김수환추기경 등 사회 저명인사를 찾아가 만나보거나 목욕탕 때밀이·구두닦이 등으로 취직,자신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를 접하는 동시에 적응력도 기른다는 것.
또 삼성·선경·쌍용 등도 계열사별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과정안에 비슷한 프로그램을 마련,사원들이 스스로 주제를 잡아 이에대한 자료를 수집케 한뒤 연구보고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으며 일부에선 이 방법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90년부터 6박7일간의 신입사원 해외연수를 실시중인 삼성물산의 경우 「개인연구시간」을 두어 5∼6명식으로 구성된 조별로 일본·동남아·중국 등 현지에서 자유롭게 주제를 잡아 연구토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들이 다룬 주제에는 「일본대학생과 중국대학생 비교연구」 「각국의 음식문화 연구」 「청소년 패션연구」 「일본인들의 시관관리 연구」 등 업무와 직접 연관되지 않은 분야가 상당히 포함돼 있다.
또 「지역전문가 과정」이라는 비슷한 해외교육을 실시중인 쌍용그룹은 현지에서 신입사원들에게 지도 한장씩을 나눠준뒤 저녁식사 시간까지 지정된 식당을 찾아오도록 하기도 한다.
대우인력개발원 교육담당 박제영씨는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을 찾아 성과를 만들어 내는 훈련으로 사원들의 창의력을 키우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남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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