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 사거 100돌 러시아에 추모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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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 6일은 러시아의 국민음악가로 추앙받는 표트르 차이코프스키 사망 1백주년 기념일이었다.
차이코프스키의 죽음이 워낙 비극적이었고 그의 죽음의 비밀이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아서인지 1백주년을 맞은 모스크바와 그의추모기념관이 있는 인근 도시 클린은 온통 차이코프스키를 추모하는 열기로 뒤덮였다.
특히 그의 작품이 비극적이면서도 열정적인 러시아인의 성격적 특징을 잘 대변하고 있어서인지 요즘 노브이 아르바트를 비롯한 시내 요지의 음악판매점인 멜로디야등엔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을 찾는 애호가들의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
차이코프스키 추모제 준비위원회측도 이러한 러시아 국민들의 분위기와 반응에 힘입어 현재 미국등 서구에서 활동중인 1급 예술가들을 초청,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추모위원회측은 6일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하는 심퍼니오키스트라의 볼쇼이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모스크바와 클린등을온통 차이코프스키의 장중하면서도 비극적이고 그러나 끝내 낙관적인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음률로 물들이겠다는 각 오다.
여기에다 오는 17~28일 계속될 차이코프스키 음악축전에선 지금까지 일반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초창기 작품들과 교향곡.
오페라등이 1급 연주가들에 의해 선보이게 된다.
특히 엘리소 비르살라제.나탈리아 구트만.빅토르 트레차코프.드미트리 호보로스토프스키등 현재 러시아에서 활동중인 1급 스타들도 출연해 예프게니 오네긴을 비롯한 차이코프스키의 대표작과 1866년,1872년,1875년에 작곡된 3개의 교 향곡과 발라키예프의 제안에 따라 작곡된 환상적 풍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러시아의 언론들도 차이코프스키 사망 1백주년을 기념한 각종 기사와 자료등을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중엔 차이코프스키의 비극적인 죽음이 콜레라가 아니라 동성애 추문이 폭로될까 두려워 비소를 먹고 자살했다는 것들도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러시아 전제군주정에 대항하는 사회혁명운동 세력과 사상이크게 발흥하던 1860년대에 청년기를 보냈던 그의 절망과 환희에 대한 기록들도 선보이고 있다.
차이코프스키 연구가인 게오르기 벨로보비치는『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5,6번등을 통해 우리는 이 재능많은 음악가의 비극적인 방황의 모습을 보게되지만 그는 끝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또 숙명이란 주제로 일관한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들 끝부분에 나타나는 장중한 환희,미완성으로 끝난 교향곡 요란타에서 보이는 낙천성을 들며 러시아인들의 차이코프스키에 대한 사랑이 영원할 것임을 강조했다.
[모스크바=金錫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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