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쌀도둑 전국서 극성-전후최악 흉작에 설상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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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후 최대의 흉작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日本에서는 최근 쌀도둑이 극성을 부려 경찰이「쌀감시 특수반」을 조직하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쌀을 노리는 梁上君子들은 어느 지역이라고 할 것 없이 일본농촌 전역을 휩쓸고 있다.이들은 트럭을 대놓고 곡식창고를 통째로털어가기도 하고,심지어 논에 심어져있는 벼까지 베어 간다.
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쌀을 훔치거나 암거래하다 덜미를 잡힌 범죄자수는 지난해보다 26% 증가했다.
한햇동안 피땀 흘려 지은 농사를 빼앗기게 생긴 농민들이 불안에 떨게 된 것은 물론이다.이들은 곡식창고와 논을 지키기 위해여러가지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농민들끼리 조를 짜 야간에 순찰하는 곳도 있고,돈을 거둬 야간경비원을 고용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농가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순찰 품앗이」가 어렵거나 경비원을 고용할 경제적 형편이 못되는 지역에서는 농민들을 대신한 경찰의 쌀도둑 감시반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곤봉과 플래시로 무장한 경찰 감시반은 논과 들을 누비며 쌀 도둑 색출작업이 한창이다.이들이 야간순찰을 도는 지역에서는 쌀도난 사고가급격하게 감소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얘기다.
일본 북부 오와니村의 논을 지키고 있는 미쓰하시 마사노리(三橋正憲)반장은 곤봉만으로 쌀도둑들을 상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귀금속이나 거액의 현찰을 훔치는 것도 아니고 쌀을 훔치는 사람들이 포악하겠는가』라고 말한다.그러면서 미쓰하시 반장은『도대체 왜 값도 안나가면서 무겁기만한 쌀을 훔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사실 쌀도둑들이 활개를 치게된 원인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다만 몇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먼저 쌀흉작으로 인한 집단적 위기의식의 결과라는 설명이다.올해 쌀작황이 전후 최악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지난달초부터 나가자 시중에서는 쌀품귀현상이 벌어졌다.이에 놀란 일부 사람들이 쌀을 훔치게 됐다는 것이다.
이보다는 쌀 암거래가 성황을 이루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더 설득력있어 보인다.흉작으로 쌀이 암시장에서 시중가보다 50%이상비싼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에「한탕」을 노리는 도둑들이 활개를 친다는 것이다.원인이 무엇이든 쌀을 노리는 범죄 는 추수철이 가까워지면서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李碩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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