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생활 2년 신세대 일본인 고하리 스스무 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고하리 스스무(小針進)씨는 올해로 만 30세.이른바「신세대」에 속하는 일본인이다.그는『일본의 젊은 세대는 한국에 대해 거의 무관심한 편인데 한국인들은 일본.일본인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고하리씨는 일본 운수성 산하단체인 일본국제관광진흥회의 직원이다.한국인들에게 일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관광객을 유치하는일을 하고 있다.그는 86년3월 동경외국어大 조선어학과를 졸업하고 같은해 관광진흥회에 들어갔다.91년11월 서울사무소로 파견돼 만 2년간 한국사회를 경험했다.호소카와총리의 한국방문 전날인 5일 그를 만나 일본 신세대의「韓國觀」을 들어보았다.
-일본의 젊은 세대는 韓日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가.
『나이든 세대는 한국이나 북한이 다른 외국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것같다.그러나 젊은이들에게 한국은 그저 외국중의하나일 뿐이다.호소카와총리가 2차대전을「침략전쟁」이었다고 솔직히 말한 것은 매우 뜻깊다.그러나 한편으로 일본에 서는 全斗煥대통령때도,盧泰愚대통령때도 거듭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했는데 또 해야 하느냐,언제까지 몇번이나 사과를 해야 하느냐는 생각이있는 것도 사실이다.무엇보다 일본 신세대가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도는 한국의 일본에 대한 관 심에 비해 10분의1도 안된다.』 -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전에서 일본 응원단이「KEROA」플래카드를 내걸어 파문이 일었는데.
『나는 문제의 일본인들이 표기에 착오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그게 아니더라도 자기팀이 이기기를 바라는 단순한 마음에서 그랬다고 생각한다.오히려 한국 매스컴이 이 사례를 한국이 멸시당한 전형적인 사례로 엄청나게 보도하는데 놀 랐다.한국의 텔리비전에서는「쪽바리」「왜놈」같은 표현이 흔하게 나온다.그러나 적어도 대부분의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인을 차별하는 마음을품고「조센진」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최근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된『추한 한국인』이라는 책은 보았는가.
『보았다.공연히 嫌韓감정만 불러일으키는 매우 위험한 책이라는걱정이 들었다.한국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가 이 베스트셀러를 접하고 오도된 인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일본이 한국의 철도.도로를 건설해 준 것은 사실이나 왜 그랬던가를 생각해야 한다.나는 한국을 비판하려면 한국에 가서 해야지 일본에서 일본인끼리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韓日관계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
『두나라는 더이상 현해탄을 사이에 둔 단순한 이웃이 아니다.
지구촌의 안목에서 봐야 한다.한국이 선진화되면 될수록 韓日관계는「양국관계」가 아닌 지구전체의 문제로 다뤄질 것으로 생각한다.이 점이 중요하다.』 〈盧在賢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