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백경>6.판치는 군인출신 기업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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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中國 중앙TV에 군인출신 한 기업인이 출연했다.「시장은 곧 전장이다」는 第一聲에 걸맞게 왕년의 전사는 특유의 기업관을 털어놓았다.
자신은 기업체 기능을 사령부.정치부.후근부(병참)식으로 나누었으며,5백명의 전체 종업원이 분투 노력해 「인민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유했다.「섬멸전」은 경쟁업체를 제치는 것이며,「입체전」은 목재.시멘트.강철.화공등 다각경영이다.병 사를 이끌고타격전.전면전을 감행하다 보면 전장에서처럼 시장에서도 사상자가나온다. 시장은 곧 전장,판매는 곧 전투-.
따라서 「毛思想」의 전술 전략은 오늘날 다름아닌 시장에서의 승리를 위한 지침으로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오늘의 中國은 정부조직이나 교육.종교.문화는 물론 省으로부터자연부락까지 모든 체제가 군단.사단.연대…,소대식의 군대 편제로 묶여있다.
마오쩌뚱(毛澤東)시절의 경제활동은 예컨대 강철생산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전국민을 동원,「大會戰」을 벌이는 것이었다.
개혁.개방이 시작된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체제상으로 볼때기본골격에는 변함이 없다.고속도로 공사장에서 갖가지 색깔의 깃발을 늘여놓고「청년돌격대」가 「고지점령」을 위해 철야로 작업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제도에서 개인의 의식에까 지 군대식 풍토는 아직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이같은 풍토이니 자연 군인출신 기업인들이 판을 친다.전직 또는 현직인채 경제활동에 뛰어든 이들은 보통 20년 가까운 군인경력과 10년 안팎의 사업가경력을 함께 가지고 있다.그들이 오늘의 중국을 이끄는 중견세대들이다.
군수공장이 민수용으로 전환돼 저절로 기업경영인이 된 경우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下海」하여 시장판에 뛰어든 사례도 많다.北京의 崇文門 부근에 있는 金郎購物城은 군대 자체에서 경영하는 호텔과 상가건물이다.한쪽에선 아동복과 여성용 의류 를 팔고 또다른 쪽에선 탱크.자주포.로킷을 선전하고 있다.
군인출신 기업가들은 뒷배경이 든든하기 때문에 한두번 손해를 보아도 끄덕도 하지않고 시원시원하고 통크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소문나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이끄는「조용한 혁명」의 목표고지에는 지난날의「인민해방」대신「이윤」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세워졌다.毛澤東의「피의 혁명」보다 어느 면에선 더욱 치열할 수도 있는 이 경제전쟁을 군인기업가들이 앞장서 지휘하고 있는 셈이 다.
[北京=全擇元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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