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으로 밀린 정규 대졸자 일본전문학교 유학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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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취업난으로 일자리를 찾지못한 국내 4년제 대학졸업자들이 1.
2년제 日本의 전문학교로 유학하는 바람이 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정규대학을 졸업하고도 전문기술이 없어 취직을 못한 대졸자들이 日本에 가면 일본어를 쉽게 익힐수 있는데다 단기전문교육을 받고 귀국하는 것이 취업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유학자율화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90년부터 나타난 이같은 현상은 취업난이 가중된 지난해부터 대졸자들 사이에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유학 알선전문업체인 H교육개발원의 경우 올 3백여명의 전체 일본유학 지망자중 1백여명이 전문학교 진학을 원하며 이중 대졸자가 30%인 30여명에 달하고 있다.
M교육원 역시 일본전문학교 지원자 60여명중 20여명이 대학을 졸업하거나 현재 졸업반 학생들로 심지어 학교를 휴학하고 일본 전문학교 유학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에만 1백여개에 달하는 유학알선업체마다 모두 비슷한추세여서 일본 전문학교로 유학하려는 대졸자들은 무려 2천~3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산했다.
대졸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를 끌고있는 분야는 컴퓨터 그래픽.
컴퓨터 코디네이트.인공지능등 컴퓨터 관련학과와 디자인.메이크업.호텔경영등 분야로 졸업후 국내 기업에비교적 쉽게 취직할 수 있는 전문직종이다.
이밖에 사진.보석감정.컴퓨터 뮤직등의 분야에도 지망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계열 과목을 가르쳐 인기를 끌고있는 동경 N전자전문학교의 경우 3백여명의 외국인 학생중 절반인 1백50여명이 한국유학생이며 이중 상당수가 대졸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전문가들은『일본 전문학교 유학이 선진 문물을 받아들인다는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으나 외화낭비인데다 우리나라의 대졸자가 일본의 전문학교 교육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며 자존심 문제』라고 지적하고『국내 전문교육기관의 확 충과 내실화가시급하다』고 강조했다.
〈南禎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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