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전자오락시장 석권에 세가엔터프라이즈등 신제품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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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전자오락만 하지 말고 공부좀 해라』.웬만한 집이면 대개 갖추고 있는 전자오락기 때문에 일본가정에서 흔히 들리는 소리다.
이처럼 어린이들이 전자오락에 빠지는 바람에 전자오락기는 심각한 불황속에서도 급격히 신장하고 있는 몇안되는 상품중 하나다.
지난해 일본 국내 가정용 전자오락기 시장은 전년보다 10% 성장했다.오락프로그램(소프트웨어)과 전자오락기본체를 포함,시장규모는 4천1백10억엔(약3조원)에 달했다.1년동안에 한번이라도 전자오락을 즐긴 사람은 무려 2천6백80만명이 나 되는 것으로 여가개발센터 발행『레저 백서』는 밝히고 있다.
이같은 거대시장의 선두에 선 기업은「슈퍼페미콘」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닌텐도(任天堂)다.닌텐도는 83년7월 게임기 패밀리컴퓨터(페미콘.1만4천8백엔)를 처음 발매한 이후 잇따라 인기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히트시키는 바람에 게 임기 시장을완전 석권했다.
이같은 게임기의 왕자 닌텐도에 도전하는 기업은 세가엔터프라이즈.이 회사는 88년10월 타사보다 한발 앞서 16비트기를 개발했다.「메거드라이즈2」(1만2천8백엔)등 16비트기의 일본 국내 총 출하대수는 지난 3월말 현재 3백만대에 이르러 닌텐도를 맹추격하고 있다.이 회사는 8비트기의 경우 닌텐도에 참패했으나 16비트기에 관한한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호각세다.
세가엔터프라이즈는『국내에서도 인기 프로그램만 개발한다면 업계지도를 바꿀수 있다』며 닌텐도 전사원(약9백명)보다 많은 1천여명의 인력을 연구개발부문에 투입,닌텐도 추격에 의욕을 보이고있다. 세가엔터프라이즈가 닌텐도에 뒤진 것은 오락프로그램의 인기에서 뒤진 때문이지 게임기 자체의 성능때문이 아니다.인기있는오락 프로그램이 모두 닌텐도 전용 소프트웨어이므로 어린이들은 닌텐도 게임기를 주로 찾았던 것이다.
일본전기(NEC)홈일렉트로닉스는 복잡한 영상과 아름다운 음성을 게임에 사용할 수있는 CD-롬에 승부를 걸고 있다.
「오락기의 왕자」닌텐도는 CD-롬 게임기를 갖고 있지 않다.
세가에도「메가CD2」(2만9천8백엔)가 있으나 첨단전자 메이커인 NEC쪽이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미국 최대 게임 소프트웨어社 3DO社와 마쓰시타전기산업이 공동으로 지난 1일부터 미국에서 32비트기를 개발,6백99달러95센트에 발매하기 시작했다.일본국내에서도 내년봄부터 판매될 예정이다.세가도 94년초에는 64비트급 기기를 개발,시장에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닌텐도는 가정용 64비트기를 2백50달러이하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東京=李錫九특파원]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일본 어린이들.불황을 타지않는 일본의 전자오락기 메이커들은 첨단기술을 사용한 게임기 개발과 함께 치열한 판촉전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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