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민자당 대표 국회연설/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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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구시대적 대립 탈피 통합의 정치 이뤄야/경제 전념할 수 있게 정부서 여건조성을”
지금은 개혁의 당위와 진통이 교차하는 격동의 시대며,21세기를 열어가는 중요한 시점이다. 새정부는 이 시점에서 출범 반년만에 참으로 많은 일을 해냈다.
지금까지는 개혁의 기반을 닦았을뿐 본격적인 개혁은 지금부터다. 우리가 변화·개혁·전진을 실현하기 위해서 첫째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 정치개혁은 모든 개혁의 시발이며 바탕이다. 깨끗한 정치,건강한 정치,도덕적인 정치로 우리 정치가 개혁되어야 하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다. 이를 위해 정치의식·정치제도·정치관행·여야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갈등·대립하는 사회현상들을 조성하고 묶어주는 통합의 정치를 이뤄야 한다.
구시대적 대립관계에 얽매인 여야 개념을 버려야 하며,과거청산 문제도 인식과 대처방안에 새로운 전환이 있어야 한다.
정치혁명의 핵심은 선거혁명이다.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헌정사상 가장 획기적인 내용의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법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로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오늘의 과제는 성장잠재력의 활성화와 국제경쟁력의 구축이다.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와 투자부진이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는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게 될 것이기에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경제는 안정과 이윤을 토양으로 자라는 나무다. 정부는 기업인과 온국민이 안심하고 경제활성화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과 함께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고 이윤동기를 창출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기업인은 다시 기업보국의 정신으로 재도약의 의지를 다져야 하며,근로자는 산업역군으로서의 자부와 긍지를 가져야 한다. 어려운 경제현실에서 노사가 대결할 여유도 없고 형편도 아니다.
셋째 교육중흥을 이뤄야 한다. 오늘의 교육현실을 근본적으로 수술하여 국제경쟁력 있는 교육체제를 갖추지 않고서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문화·문명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인간교육·도덕교육이 절실하다. 기술패권주의시대를 맞아 선진기술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립하기 위해서는 기술교육과 인력개발이 필요하다. 교육은 학교교육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가 삼위일체가 돼 총력으로 대처해야 한다.
넷째 사회개혁을 해야 한다. 대형사고는 원칙과 상식이 일실된채 적당주의·무모함 등 사회의 구조적 결함이 만들어낸 참사다. 사회개혁의 차원에서 총체적 사회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먼저 사회규범·규율·기강을 확립해야 한다. 농경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는 적당주의를 벗어나 고도과학기술사회에 걸맞는 완벽주의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다섯째 통일과 국제화를 실현해야 한다. 북한은 아직 주체사상과 사회주의혁명 등 피보다 강한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핵확산금지조약에의 완전복귀와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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