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갑판장 시체인양… 헛짚은 수사/“침몰 왜 했나”로 급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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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원 초과혐의로 상무구속/선체결함 관련자 전원 사법처리/사망자 1백74구로 늘어/유실예상 해역 정밀수색
서해페리호 침몰사건을 수사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동기 전주지검 부장검사)는 15일 오후 그동안 생존한 것으로 보고 전국에 지명수배까지 내렸던 백운두선장(56) 등 승무원 3명의 시신이 선체내에서 인양됨에 따라 수사방향을 승무원들에 대한 소재파악에서 사고원인 및 관련자 사법처리쪽으로 급선회했다.
한편 군·경 합동구조단은 15일 오후 사고선박 조타실에서 백운두선장과 갑판장 최연만씨,기관장 이연수씨의 시신을 인양했다.
이에따라 백 선장 등 일부의 생존설을 믿고 이들의 소재파악에 수사력을 집중시켜온 검찰은 허위제보와 유언비어에 놀아나 수사력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럽게 됐다.
◇수사=검찰은 16일 승무원들의 소재수사에 주력해 온 정주지청의 수사본부를 폐쇄하고 이를 전주지검으로 옮겨 사고 원인규명에 모든 수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검찰은 15일밤 (주)서해페리 시장 유동식씨(72)를 대신해 사실상 회사를 운영해온 유씨의 큰 아들이자 이 회사 상무인 희정씨(48)를 정원을 초과해 승선시킨 혐의(선박안전법 위반)로 전격 구속한데 이어 이날 해운해만청·해운조합·선박 수리 및 건조회사 관계자 10여명을 소환,조사중이다.
한편 사고선박 안전성 여부를 수사중인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이날 서해폐리호 정기검사 서류를 이상이 없는 것처럼 꾸며 침몰사고를 빚게 한 혐의(공문서 허위작성)로 군산 지방해운항만청 선박검사 담당직원 조민식씨(4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균형장치 등 선체의 구조결함과 정기검사 하자 등을 집중 조사해 혐의가 드러난 관련자들을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시신 및 선체인양=선체 및 시체인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군·경 합동구조단(단장 이지두 해군 제2함대사령관·준장)은 15일부터 16일 오전까지 백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 3명 등 모두 17구의 시신을 추가로 인양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백74구로 늘어났으며 생존자는 70명이다.
합동구조단은 당초 15일중으로 선실안에 남아있는 시신을 모두 인양키로 하고 철야작업까지 벌였으나 바다밑 상태가 나쁜데다 기상악화로 시신인양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합동구조단은 16일중으로 해경경비정 30천,해군함정 11척,어선 1백61척,수산청 지도선 2척,항만청 인양선 등 선박 2백여척과 군·경 헬기 4대 등 장비와 군·경 특수구조단 1백31명을 동원해 선실내 남아있는 30∼40구로 추정된 시체를 모두 인양할 계획이다.
합동구조단은 15일 오후 1시쯤 조타실에서 백 선장과 갑판장 최연만씨(42),기관장 이연수씨(62)를 포함한 시체 4구를 인양했다. 이들은 그동안 부패돼 형체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침몰당시 입은 타박상이 나 있었다.
한편 합동구조단은 16일중으로 시신인양 작업을 마친뒤 17일부터 본격적인 선체 인양적업을 벌여 빠르면 18일쯤 해운항만청의 크레인인 설악호로 선체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실시체 수색=합동구조단은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유실시체가 계속 발견되자 15일 사고선체 주위에 그물을 설치한데 이어 이날 2천여명의 경찰과 어민을 동원,시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관련,합동구조단은 시신의 유실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시신이 유실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고지점으로부터 반경 40㎞ 해상과 전북 부안·전남 영광 등지의 해안선을 따라 정밀수색을 펴고있다.
합동구조단은 15일 사고지점에서 동북쪽 방면 3㎞와 5㎞ 해상에서 유실시신을 인양한데 이어 16일 오전 동북쪽 3.5㎞에서 표류중인 35세 가량의 여자시신을 발견했다.
□특별취재반
◇사회 1,2부=모보일부장,임광희·김정배·전종구·현석화차장,이해석·이기원·이규연·채규진·서형식·구두훈·천창환·정영진·예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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