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경보기도입 복지보다 우선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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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방부가 대당 5억달러짜리 조기공중경보통제기(AWACS)도입을 추진중이라는 14일 趙根海 空參총장의 발언은 국방경영의 효율성과 정책결정 과정상의 우선순위 측면에서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趙총장은 이날 공군본부 감사에서『이의 도입을 국방 중기계획에 반영해 추진하고 있고 8~10년의 기간에 약 2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AWACS는 고감도 전파수신장치를 이용해 반경 5백50㎞ 이내의 敵機가 발사하는 전파만을 탐지,기종과 위치.고도등을 자동분석함으로써 적기를 아군기의 요격망 안으로 유도해내는 첨단 이동식 레이다장비로 우리가 보유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장비다.
그러나 대당 5억달러씩에 판매되는 최고가 장비 도입 추진소식은 그 절박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아직도 형편없는 장병들의 병영시설이나 생필품이 부족한 일선부대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한반도 유사시 美國은 주한미군의 안전과 정보획득을 위해 자동적으로 이 AWACS를 띄우도록 돼있다.
한국이 AWACS를 독자적으로 보유해도 그들은 한국군에 의해운용.분석되는 정보를 믿지 못해 별도의 AWACS를 띄울 것이다. 또 공군은 현재 전후방 할 것없이 웬만큼 높은 산에는 항공기 요격관제 기능을 갖춘 1천1백만달러짜리 레이다망을 빈틈없이 설치해 놓고 있다.
AWACS의 기능만은 못하지만 기본 항공기 요격관제 기능에는크게 손색이 없다.
요즘 일선에서는 키가 커진 장병들이 옛날의 침상이 맞지않아 불편을 겪고,군의 중추인 하사관을 충원하기 어려우며 그들이 사는 관사는 태부족상태에서 슬럼가를 연상시키고 있다.그런가 하면일선 대대장이나 연대장들은 개혁이후 관례로 들 어오던 부대운영비가 없어 고민하며 중고냉장고 하나를 사기위해 시장바닥을 헤매고 있다.수세식변소등을 갖춘 내무반 건설도 예산부족으로 계획을줄이고 있다.
아무리 좋은 첨단장비도 병사들의 사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제 군도 예산확보만을 위한 계획보다 국방을 효율적으로 경영한다는 자세로 한정된 국민세금을 쓰려는 지혜를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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