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독서실>연합통신,독일통일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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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걸쳐 아직은 미완의 통일일 수 밖에 없는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빚어지는 후유증과 문제점,그로 인한 독일국민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르포집.
연합통신의 중견기자 5명이 1개월 동안 현장을 누비며 썼다.
『통독 3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란 부제처럼 우리에게 통일에 앞서 갖춰야 할 각 분야의 구체적 준비가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일종의 통일교과서라 할 수 있다.
국가경제를 침체의 늪에 몰아넣은 엄청난 통일비용,동.서독 주민사이에 쌓여가는 마음의 장벽,오랫동안 굳어졌던 상이한 체제로말미암은 불협화음 등 독일이 앓고 있는 통일병은 우리에게도 남의 집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독일의 통일병은 통일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준비가 덜 된 상태의 통일이라는데 원인이 있다는 게 이 책의 메시지다.
또 서독에 의한 흡수통합 방식에서 문제의 뿌리를 캐는 해석도있지만 이는 불가피한 대세였다는 역사관을 피력하는 견해도 팽팽하게 대립한다.
이 책은 이런 논의가 보다 현실적인 바탕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의 눈으로 통일현장을 보고,느끼고,전달하고 있다.
1부「독일 통일 3년 그 변화의 현장을 가다」는 통일대국의 발돋움,과거청산,동독의 자본주의화,경기침체,실업,교육 등 각부분의 변화와 상처를 꼼꼼히 짚고있다.
2부「통일과정의 어려움을 파헤친다」는 동방정책에 대한 비판과반성,인종주의 문제,통일속도와 방식,통일비용,화폐교환의 문제,동독인의 2등국민 의식 등 좀더 거시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3부「독일통일과 한반도 통일,나는 이렇게 본다」는 한국과 독일의 전문가 인터뷰가 실렸다.
호네커의 통역으로 일했던 헬가 피히트 前베를린 훔볼트大 한국어과장,부르크하르트 도비에 前서독내독부 차관보,그레고르 기지 前동독공산당 당수,뮌스터 大 철학과의 송두율 교수,신동원 前독일주재한국대사 등이 통독 후유증에 대한 다양한 분 석과 이를 피하기 위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연합통신.2백37쪽.4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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