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우리 대학에선…

중앙일보

입력

차경준 한양대 입학관리 처장 / 이재용 연세대 입학관리처장

"학생·학부모 신뢰해야 성공 정착 가능할 것"

한양대는 ‘리더십 우수자 전형’과 ‘사랑의 실천(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차경준 입학관리처장은 “도입초기인 만큼 모집인원의 4~5% 수준(200~250명)에서 입학사정관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2~4명 가량의 입학사정관을 선발하고 수시 2학기 때부터 서류심사 등에서 이들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처장은 “2009학년도부터는 새롭게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만드는 등 활용범위를 넓히고, 2010학년도부터는 모든 전형에서 이 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시범시행이 끝나는 2011학년도부터는 시골 학교 출신이나 소년·소녀 가장을 대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학력만 갖춘 학생이라면 서류심사와 인성면접만을 통해 입학할 수 있는 전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차 처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입학사정관 채용문제.
그는 “1~2명의 정규직을 제외한 나머지는 계약직인데 입시경험과 분석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계약직으로 일하려 할지가 걱정”이라며 “입시상담 경험이 있는 30대 초·중반의 기간제 교사를 물색중”이라고 말했다.

차 처장은 “입시 전 시골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한 학급 전원이 돌아가며 반장을 하는 등 입학사정관제를 악용하는 부작용이 생길까 우려된다”며 "학생·학부모의 신뢰 없이 입학사정관제는 정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범 운영후 본격 도입 권력기관화 막겠다"

연세대는 지난 2005년부터 대학 자체적으로 시행해 온 입학사정관제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입학사정관 초빙 범위를 외부인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입학관리처장은 “지난 2년간 학부대학 학사지도교수를 활용해 재외국민·외국인 전형과 UIC(언더우드 인터내셔널 컬리지)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시범 운영해 왔다”며 “2008학년도 입시에서도 2개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만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체 신입생 모집인원의 2~3%수준이다.

그는 이어 “국내학생을 대상으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는 것은 2011학년도 부터나 가능할 것”이라며 “그동안 연세대에 맞는 학생을 뽑기 위한 다양한 기준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처장은 “다음달 중으로 입시정책 수립·대학 홍보·서류평가 분야의 전문가 3명을 입시사정관으로 초빙할 예정”이라며 “사회적으로 입시사정관제가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지켜본 뒤 충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처장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입학사정관이 권력기관화될 수 있다’는 우려. 그는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대학 자체적으로 선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전임교수가 포함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입시 투명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간섭 우려에 대해 이 처장은 “지나친 간섭이 있다면 그 즉시 정부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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