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MBC 엄마의바다 주영역 탤런트 김나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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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MBC-TV 주말연속극 『엄마의 바다』에서 영서(고현정扮)의친구 주영으로 나오는 김나운은 스스로를 『별 매력이 없는 여배우』라고 말한다.서울예전 2학년때인 89년 MBC19기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이래 그녀는 여러 드라마에 얼굴을 내비쳤지만 눈에 띄는 탤런트는 아니었다.
외모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아닌데다 지금까지 별로 비중이 큰 배역을 맡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어쩌다 비중이 큰 배역을 맡으면 MBC-TV『마포 무지개』처럼 드라마가 실패로 끝나는 불운까지 겹쳤다.
이렇게 캐스팅운이 없었던 그녀에게 『엄마의 바다』의 주영역은지금까지 맡은 배역중에 가장 비중이 큰 셈이다.드라마가 시청률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극중역할의 강한 개성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킬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보여주고 있는 주영의 성격은 실제 제모습과 흡사한점이 많아요.직선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하지만 인정에 약해 실속은전혀 없는 그런 성격말이에요.』 잘 덤벙대고 한꺼번에 두가지 일을 못하고 남과 늦게 친해지며 잘 운다는 그녀는 한때는 자신의 성격이 배우생활에 안맞는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한다.재능도 없는것같은데 그만둬버릴까하는 충동도 자주 일었다.
그러나 이런 잡념들과는 대조적으로 겉으로 보여준 그녀의 연기생활은 논산훈련소의 조교처럼 모범적이었다.
89년 입사 당시만해도 탤런트들이 출근부에 도장을 찍어야 했는데 그녀는 개근 표창을 받았다.또 최근까지 고장이 잦고 소음이 심해 동료들이 탱크라고 부르는 골동품급의 레코드 로열 승용차를 몰고 다니면서도 연습에 빠지거나 늦은 적이 없었다.
『재능이 없으면 열심히라도 해야 된다는 생각이었어요.그러다보니 요즘은 없던 재능도 생겨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전에는 울어야 하는 장면인데도 느낌이 오지 않아 억지로 눈물을 짜냈는데 요즘은 그 반대예요.우는 장면이 아닌데도 눈 물이쏟아질 것같은때가 많아요.극중의 상대역이 현실의 인물로 다가오더라구요.』 보수적인 집안의 2남2녀의 장녀로 녹화가 없는 날은 주로 집에서 비디오 영화나 시집을 보면서 지내기 때문에 한달용돈 30만원이 늘 흑자라는 그녀.
규범을 강조하는 집안의 분위기가 몸에 밴 탓인지 실제상황이라면 『엄마의 바다』에서 고현정의 애인(최민수)을 넘보는 당돌함은 엄두도 못낼 것이라고.
〈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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