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나는과학 만드는사람들 대표 서울인헌고 현종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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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아빠 원고 써』『오늘도 세미나 가는거야』.아들 예솔(7)과딸 한솔(4)의 입에서 아빠 玄鍾午씨(37.서울 인헌고 화학교사)가 바쁘다싶을 때면 거의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말들이다.「원고」며「세미나」의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玄씨는 얼마전 두 아이로부터 부쩍 이런 말을 많이 들어야 했다.지난 4일 발족한「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신과사)의대표를 맡는 바람에 그는 최근 무척 분주했다.
「신과사」는「보람과학교사모임」「신나는 과학교사모임」이 합쳐 만든 새 대중과학단체다.「보람…」이나「신나는…」이나 모두 과학대중화에 뜻을 같이한 교사중심의 모임이었기 때문에 통합작업은 아주 순조로웠다.玄씨는 두 단체 모두에 초창기부터 몸담고 있었고 열성적으로 일해온 덕에 타의반 자의반(?)으로「신과사」의 대표자리를 얻었다.
玄씨는 매주 3일 정도를 이 모임에 할애하고 있다.이 모임은과학퀴즈.과학놀이.신나는 실험 등을 개발해 초.중.고교생들에게과학이 친근한 것이 되도록 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교육일선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과학대중화를 위해 우선 노력해야 합니다.현재의 과학교육은 입시위주로 매우 비뚤어져 있어요.』 교육현장에서의 올바른 과학교육을 강조하는 그는 몸담고 있는 학교에서 이를 실천하고 있다.부임해오던 88년부터「과학반」을 만들어 매주 토요일 실험 중심의 특별활동을 지도해오고 있다.교과 수업에서도 암기 위주의 주입식이 아닌 원리 이 해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玄씨의 이런 교육 방식을 학생들도 대체로 반기고 있다.특히 올들어 이해 중심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면서 그는 학생들사이에서 인기있는 선생님으로 부상했다.지난해 3학년 화학과목을 맡았을땐 일부 학부모가 강력하게『주입식으로 가르쳐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지만 시험제도가 바뀐 올해는 그런 요구가 없어 다행이라고 그는 말했다.
90년 서울대 화학교육과를 졸업할때만 해도 엘리트 이공계생들이 으레 그렇듯 玄씨도 유학가서 박사학위 따올 맘만 먹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우연한 기회에 교육의 진짜 의미가 뭔가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그러고 나서 방향을 잡은 것이 과학대중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지금 KBS1라디오의「지금은 과학시대」란 프로그램에 매일 출연하고 있다.또 얼마전까지는 KBS-1TV의「과학탐험대」프로를 맡기도 했다.「살아있는 과학」등 수권의 생활과학 관련 저서와 역서를 갖고 있는 그는 요즘 부수입이 고정 급만큼 커졌지만 이를 살림쪽이 아닌 과학대중화쪽으로 쏟아넣고 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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