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비디오>그랜드캐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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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우연한 방문객』『실버라도』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로런스캐스던 감독의『그랜드 캐년』(폭스 비디오)은 생존경쟁에 지친 사람들의 안식을 향한 몸짓을 진지하게 부각시킨 작품이다.지난해베를린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이기도 한 이 영화 는 다양한 사회적.인종적 배경을 가진 인물을 등장시켜 「미국적인 삶」이 안고있는 문제점을 진솔하게 드러낸다.로스앤젤레스의 이민전문 변호사맥은 어느날 흑인 슬럼가를 지나다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불량소년들에게 둘러싸인다.맥이 권총을 들이대는 이들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을 즈음 견인트럭이 도착해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난다.견인차의 흑인운전사 사이먼은 맥을 위로하며 용기를 불어넣어준다.한편 맥의 친구인 영화제작자 데이비스는 싸구려 액션 영화를 만들어 떼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다.돈을 벌려면 폭력영화가최고라고 믿는 그는 길을 가다 괴한의 총에 맞아 다리를 절단할상황에 놓인다.자신이 폭력의 희생물이 된 것이다.
케빈 클라인.대니 글로버.스티브 마틴등 1급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작품의 격조를 높여준다.다만 인물들의 갈등과 고민이 지나치게 쉽게 해소되는 결말은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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