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지도>자전거 수출호조.내수부진 양극화-판촉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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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三千里자전거 판촉팀은 토요일 점심시간이 끝나면 회사내 여타 부서보다 더 바빠진다.
매주 토.일요일에는 회사의 묘기자전거(BMX)팀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전거묘기 시범을 보이고 그 뒷바라지를 판촉팀이 해야하기 때문이다.지난 28일에는 서울 상계동 미도파백화점에서 두차례 묘기를 보여 인기를 끌었다.
三千里자전거가 묘기자전거팀을 운영한 것은 지난 91년.48년동안 써오던「삼천리」상표를「레스포」로 바꾸고 적극적인 판촉전략을 펴기 시작하면서부터.수출전문업체이던 코렉스스포츠가 89년부터 내수시장에 본격진출,자전거업체로선 처음 대대적 인 광고를 전개하며 급성장하자 자전거업계의 터줏대감으로 내수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던 삼천리자전거도 급해진 것이다.
자전거업계는 선두업체인 三千里자전거.코렉스등 선두 2개업체를(주)바이텍.三光산업등 2개 중견업체,신진세력인 유니온바이크와서너개 중소업체들이 뒤를 이으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코렉스가 90년부터 산악자전거(MTB)등 고급자전거 판촉에 초점을 맞춰「자전거는 더이상 타는 수단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는 판촉전략을 편것을 시작으로 국내 자전거시장에는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핸들이 一字에다 색상.모델이 다양해지고 자전거 프레임 소재를 카본파이버등 新소재로 하거나 바퀴도 기존것보다 넓고 안정적인 것을 택한 산악자전거.전천후자전거(ATB).묘기자전거등의「레저용 자전거」가 일반화된 것.
레저용 자전거는 가격이 10만원대의 생활용 자전거보다 훨씬 비싼 30만원대 이상이 주류지만 소득수준 향상과 레저문화보급에힘입어 급속도로 시장을 확보,지난해는 전체 내수시장의 40%를차지했다.
그러나 올들어 자전거업계는「수출 호조.내수 부진」이라는 양극화현상에 울고 웃고 있다.
88년이후 中國産등에 밀려 매년 큰폭으로 줄던 수출이 올해는유럽.日本등 新시장개척과 품질개선을 앞세운 업계의 고가품전략에힘입어 모처럼 증가세로 반전된 반면 작년이후 부진한 내수시장 판매는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전거협회에 따르면 내수시장의 경우 올해는 경기부진의 여파로 지난 1~7월중 업계 전체의 판매대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준 43만4천여대에 불과했다.
5개업체중 올해 13억여원을 신규투자,월생산규모를 4천여대에서 2만대로 크게 늘린 (주)바이텍만 유일하게 내수판매가 작년보다 3배 가까이 증가,내수시장 점유율이 10%로 높아져 즐거운 표정이다.
나머지 업체들은 25~37%정도 줄어 업체마다 각종 홍보전략을 펴거나 중저가제품등 新제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있다. 내수시장의 52%정도를 차지하고있는 三千里자전거는 지난달 프레임에 탄소.망간을 많이 넣어 강도를 30% 높이고 중량을 13% 줄인 12만원대의 생활용 자전거「하나로」를 내놓았다.또 대리점 확대전략에 나서 1천개로 늘렸다.
코렉스는 지난6월 10만원대 자전거인「신바람」을 내놓는등 산악자전거를 30만원이상의 고가,10만원대의 중저가로 구별해 만드는등 차별화전략을 쓰고 있다.자전거업계는 또 업체마다 각종 자전거대회 개최등 독자적인 판촉활동을 강화하면서도 자전거이용을통한 교통난해소를 위해 지난 5월에는 공동으로 서울시민자전거타기축제를 여는등「자전거문화확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韓承鐸자전거협회과장은 『자전거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업계의 판촉활동이나 사회단체들의 자전거타기 캠페인 못지않게 자전거전용도로나 보관대를 늘리는등 정부의 계획성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吳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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