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루이 말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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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내 작품에 대한 상영 여부를 놓고 압력을 행사하거나 싸우기위해 온 것이 아닙니다.작품의도를 충분히 설명함으로써 일부 수입을 반대하는 심의위원들이 의견을 바꿔 한국관객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길 바랄 뿐입니다.』동양적 인 윤리관에 반하는 소재라는 이유로 수입이 허가되지 않고 있는 프랑스영화 『대미지』에 대한 심의재고를 요청하기 위해 서울에 온 루이말감독(61)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작품에 대한 오해(?)를 씻기위해 진지한 표정으로 말문 을 열었다.
충실한 가장이자 훌륭한 아버지며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중견정치인이 아들의 약혼자를 향한 열정을 주체못하고 결국 비극적인 파멸을 맞는다는 내용의 『대미지』는 가족내의 삼각관계라는상황설정이 문제가 돼 각국에서 상당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공연윤리위원회에서 1차 수입불가판정을 받았고 지난 7월 수입사인 삼호필름이 다시 재심을 요청,판정을내리지 못하고 보류돼 있는 상태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심층구조를 가지고 있고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사랑하는 안나역은 논쟁의 여지가 많다』고 전제한 루이 말감독은 『그러나 근본적인 주제는 사회규범 밖에서 이루어지는 이같은 불륜에 대한 부정 과 경종의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관객들에게 있어서는 혼란스런 성장기를 거쳤고 두 남자 사이에서 선택을 거부하는등 복잡한 성격의 여인으로 성장하는안나역은 단순히 가정을 파괴하는 역할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해줄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루이 말감독은 58년에 첫작품 『사형대의 엘리베이터』로 주목을 받기 시작해 88년에는 『굿바이 칠드런』으로 베니스영화제와세자르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프랑스영화계의 원로다.
그는 결론적으로 『사회적 규범을 지키려고 싸우지만 결국 굴복하고 마는 인간의 근원적인 비극』이라는 관점에서 『대미지』를 이해해 달라는 주문과 함께 『영화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심리는 관객들에게 인간과 사랑에 대한 독자적인 견해를 얻게해줄 수 있다는 점을 심의에 반영』해줄 것을 진지하게 요청했다. 〈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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