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인출 평일과 비슷/은행 실명제 첫날/자기앞수표 줄고 현금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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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금융실명제가 처음으로 실시된 첫날 은행의 예금인출 규모는 평일과 비슷했으나 새로운 예금이 주춤해져 전체 예금액이 줄어들었다.
대부분 자기앞수표 발행을 꺼리고 현금으로 찾아가는 것을 원해 자기앞수표 발행은 줄어든 반면 현금통화가 급증했으며 가명예금의 실명전환은 거의 없었다.
한국은행은 14일 13일 하루중 현금통화가 1천7백억원 부도업체수는 평일(8월들어 하루평균 20개)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또 자금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기업의 경우 사채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은행에 대한 기업의 긴급자금 지원요청이 아직 없었다고 밝혔다.
한은관계자는 『현금인출자수와 1인당 인출규모가 평일수준이어서 특별한 현금인출러시 현상은 아니며 실명전환까지 두달의 여유가 있어서인지 가명예금을 실명으로 바꾼 경우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은행이 문을 연 오후 2시부터 1시간 가량 고객이 붐비는 편이었으나 오후 6시부터는 한산해졌는데 개장초기에 붐빈 것은 전산에 장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측은 설명했다.
한편 13일 하루 2천42억원의 화폐가 추가로 발행돼 현금이 한국은행 창구를 통해 은행에 나갔다. 통상 8월들어서 하루평균 4백억4원 정도였는데 5배정도 돈이 더 나갔다. 이는 은행에 나간 2천42억원중 이날 우선 1천7백억원이 시중에 풀렸으며,나머지는 은행들이 현금인출에 대비해 미리 확보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13일 현재 화폐발행액은 10조4천1백70억원으로 7월말(10조2천3백21억원)보다 1천8백49억원 늘어났으며,시중에 나도는 현금통화는 9조원에 육박해 있다.
5대 시중은행의 하나인 모은행의 경우 13일 하룻동안 전날에 비해 자기앞수표를 발행할 때 일단 옮겨가는 별단예금계좌가 8백억원 감소했는데,이는 이날 자기앞수표 발행이 줄어든데다 12일 입금된 자기앞수표에 대한 결제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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