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갈수록 악화/수출·수입품 교환비 3년새 최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수출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중국·동남아 등 개발도상국과의 경쟁에 밀려 수출단가를 자꾸 떨어뜨리다 보니 수출단가의 하락폭이 수입단가 하락폭보다 커지면서 수출상품과 수입상품의 교환비율이 최근 3년사이 가장낮은 수치로 떨어졌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품 1단위를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외화로 수입할수 있는 양을 나타내는 순 상품교역 조건지수가 지난 2·4분기말 현재 1백2.2로 지난 91년 1·4분기 이래 가장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순상품교역 조건지수는 88년 100일 기준으로 지난 91년에는 1백 3.5를 나타냈는데 지난 5월에는 1백1.4로까지 떨어졌다.
이같이 순상품 교역조건이 올들어 악화된 것은 상대적으로 싸게 수출하고 비싸게 수입하는 경향이 늘어났다는 반증이다. 원유값이 떨어지는 등 해외원자재의 가격이 안정돼 있어 수입단가가 더 낮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엔고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의 가격이 올라 전체적인 수입단가의 하락에 제동이 걸린 반면,수출단가는 개발도상국가의 경쟁에 밀리는데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절하가 계속되면서 국내 수출업자들이 우선 많이 팔고보자는 생각으로 수출단가를 더 내렸기 때문이다.
한은관계자는 『대일 수입의존도가 전체 수입물량의 25%에 이르고 기계류 등 시설재중 대부분을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본격화 될 경우 교역조건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