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도우미」관리팀장 윤신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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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행사에 뜻밖에 직접 참여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도우미들 모두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이어서 보람이 있어요. 재주들도 갖가지로 많아 오히려 한 수 배우는 때도 많고요. 차제에 국제감각을 익혀 국제교류나 관광산업분야에 진출해 보렵니다.』
93대전엑스포의 꽃으로 불리는 도우미들을 교육하고 현장에 나가 앞장서 지휘하며 관리하는 등 도우미의 소대장 격인 관리팀장 윤신원씨(29·서울서초동)는 도우미들이 엑스포성공의 밀 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88년 이화여대 정외과를 나와 코리아제록스비서실과 기획실 등에서 5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다는 그는 새로운 세계의 경험을 위해 직장을 떠나 도우미관리요원에 지원했다면서 자신의 인생항로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명의 관리팀 요원들은 지난 7월12일 도우미들보다 6일 먼저 소집돼 대한항공신갈연수원에서 합숙교육을 받았지요. 승무원출신이 14명이나 되는 등 모두가 직장생활경험이 있었지만 처음에는 아침에 배워 저녁에 가르치는 꼴이 돼 몹시 당황해 하기도 했어요. 후배들이 이해하고 잘 따라 줘 곧 적응이 되더군요.』
합숙생활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비가 오는 가운데 결단식을 가졌던 것이 가장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라면서 지금은 엑스포타운 아파트 4개 동에 캠프를 두고 6백5명의 도우미들을 5인1조로 나눠 아파트 방별로 분류한 다음 그룹 장들이 25∼26명을 교육·지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비록 나흘에 하루씩 쉬긴 하지만 선배언니로서 오는 11월7일 폐막 식까지 매일 오전6시부터 오후10시 점호에 이르기까지 도우미들과 함께 현장에서 뛰고 관람객들을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서비스 감각이 없는 우리 현실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창출해 내기 위해 갖은 묘방을 찾아내고 연습하며 반복해 익히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도우미들을 단순히 화초나 호기심의 대상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같이 사진을 찍자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툭툭 치며 희롱하는 사람도 있고요. 모처럼 만난 친척이나 친구가「겨우 안내양이냐」하며 비웃는 듯한 태도를 보일 때면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국민매너와 에티켓도 국제화돼야겠어요.』
대전엑스포의 성공을 위해서는 도우미들의 역할들이 절대적이라고 보는 그는 자신들도 밤잠을 설쳐 가며 상대편의입장에 서는 롤플레잉(역할시연)등 다양한 기법으로 최대의 노력을 하는 만큼 국민적 이해와 성원도 뒤따라 주기를 희망했다. 【대전=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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