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문제점 보완하라(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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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전엑스포 관람객 수용태세를 사전에 운용해본 결과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동안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시범운영한 행사에는 전국에서 5만명의 관람객이 초청돼 평일 예상인원의 절반 정도인 인파만으로도 무질서와 혼잡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우선 교통정리 미비와 주차장 부족으로 교통이 혼잡스러웠고,특정전시관에 관람객이 집중됨으로써 대기시간이 기게는 4시간까지 걸려 짜증스러웠다. 또 편의시설의 태부족도 두드러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개막을 불과 닷새 앞두고 부가된 이런 미비점들이 관람객이 10만명 이상으로 증가할 때는 얼마나 심한 혼란과 불편을 빚게 될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많은 관람객을 예상하면서도 관련시설과 운용방법이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과 엑스포 조직위측의 면밀한 대책과 대비가 미흡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개막일을 앞두고 조직위가 개선할 수 있는 일은 별로 많지 않을 것같다. 기존 시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과 임시시설이나마 최대한 증설하는 방법밖에 없다.
우선 전시실에 입장하는 관람객이 오랜시간 기다리는데서 오는 피로와 짜증을 최소화하려면 그늘막이나 간이음식점·화장실 등은 천막을 이용해서라도 최대한 늘려야 한다. 특정전시관으로 편중되는 관람객을 분산시키기 위해선 관람객의 당일전시관 입장시간을 대강이나마 시차를 두고 입장권에 표기해 줌으로써 자신의 관람가능 시각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그 시각까지의 대기시간을 다른 전시관 관람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구내방송을 통해 붐비지 않는 전시장을 수시로 고지해 관람객을 그곳으로 유도하면 인파를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원칙적으로 엑스포 관람권의 판매 단계에서부터 날짜별 입장자 수를 수용가능한 범위로 제한해 발매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관람자들 입장에서도 지켜야할 도리와 수칙은 있다. 우선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능한한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 물론 불편한 점이 있겠으나 개인적 불편을 어느 정도 감수함으로써 얻어지는 원활한 교통소통은 자신을 포함한 더 많은 국민들의 관람을 쉽고 편하게 하는데 기여한다는 대국적인 사고가 요구된다.
자기가 유발시킨 쓰레기는 반드시 스스로 되가져감으로써 전시장 전체의 청결을 유지하는데 협조해야 한다. 인기있는 전시관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때 느끼는 짜증과 피곤은 누구나 똑같다. 그럴 때일수록 참고 질서를 지켜야 한다. 대전엑스포가 「과학과 경제올림픽」에 그치지 않고 우리 국민의 성숙된 질서의식을 다지고 내외에 과시하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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