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서류 날인 폐지 확대/오늘부터/수출입신고서등 천2백45종 추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도장 문화가 사라진다.
정부는 장기적으로는 도장을 없앤다는 목표로 도장 대신 본인이 서명하는 민원서류를 점점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21일 그 첫 단계로 이달부터 해외여행신고서,주민등록 전·출입신고서,주민등록증 분실·발급신고서,토지 등 거래계약신고서 등 행정기관과 정부투자기관·민간부문의 총 1천2백45가지 민원서류에 도장 대신 본인 서명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정부의 민원서류는 모두 3천9백97종으로 8월중 해당부처가 8백17종을 더 서명으로 대치하도록 지시했다. 총무처는 앞으로 인감증명이 필요한 6백여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없앨 예정이다.
총무처의 박명재공보관은 도장 없애기를 문서 작성의 기계화에 이는 「제2의 문서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장을 없애는데는 문제도 있다. 총무처 안량호 제도담당관은 『정부의 서식 뿐 아니라 민간인 사이에도 서명이 생활화돼야 신용사회가 되는데 아직 그런 단계에 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신용카드 등은 서명을 사용하고 있으나 여전히 「막도장」을 증거능력이 더 있는 본인 서명 보다는 믿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 시골 일부 사람들의 경우 서명이 안되는 부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서명 대신 도장을 찍도록 계속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이런 방침이 전해지자 전국인감업협회에서는 탄원서를 내고 총무처를 방문하는 등 항의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호소가 사회의 흐름을 바꾸는데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도장문화의 청산과 함께 형식적 문서(red tape)를 만들고 있는 서식도 대폭 폐지할 예정이다. 총무처는 우선 여권 재발급 신청,택지취득 허가신청,풍속영업 신고,주택 공급 신청 등과 관련해 제출받고 있는 주민등록등본·토지대장 등본·도시계획 확인원·건축물 관리대 등본 등 2백67가지의 각종 증명 및 구비서류를 올해안에 폐지토록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