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황진이」/금성 분화구명 채택/세계천문연맹서 공식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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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윤선도등 한국이름 10개로 늘어
한국여성인 「황진이」와 「신사임당」이 세계천문연맹에 의해 최근 금성의 분화구 이름으로 공식 채택된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부설 천문대의 김봉규씨(천문정보실)는 13일 『최근 재미 천문학자인 김상준박사(미 메릴랜드대 교수)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 91년 세계천문연맹 총회에서 금성의 분화구 이름으로 추천된 「황진이」와 「신사임당」이 지난 6월말 공식 승인됐다』고 전하고 이로써 한국형 우주지명은 모두 10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행성이나 위성의 지형에 이름을 붙여주는 일을 담당하는 곳은 세계천문연맹의 지형명명위원회.
이 위원회에서는 행성이나 위성의 분화구·협곡의 이름으로 신화나 전설에 나오는 신의 이름을 비롯해 유명한 과학자·예술가·작가 등 위인,지구상의 도시나 강·산의 이름을 따 붙여주는 일을 맡고 있다.
이 위원회가 붙인 한국과 관련된 지명으로는 우선 수성의 분화구 이름으로 조선시대의 유명한 시조작가인 「윤선도」와 가사문학의 대가인 「정철」이 올라있다.
화성의 분화구로는 「진주」 「나주」 「장성」 등 3개가 있고 화성의 협곡이름으로 강이름인 「낙동」이 하나 등재돼 있다.
그리고 목성의 위성인 레다의 분화구 이름중에는 「아나닌」(Ananin)과 「환인」 등 2개의 이름이 있는데 김씨는 이중 「아나닌」은 「하나님」을 오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행성이나 위성의 지형에 이름을 붙이는데에는 일정한 원칙이 있다. 행성중에는 유일하게 여신(비너스)의 이름을 갖고있는 금성의 경우 지명 역시 모두 여성의 이름을 사용하기로 결정되어 있다. 특히 분화구의 경우 실존했던 유명한 여성의 이름으로 명명하는데 이번에 이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천경위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이원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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