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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출신 인데버호 여성 우주인 모건 우주 원격수업 '21년 꿈'이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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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약 1주일 뒤면 우주로 날아간 미국 선생님이 아이다호주 시골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태양과 별을 가르치는 특별 이벤트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55세의 전직 여교사 바버라 모건이다. 우주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모건의 고향 마을 아이들이다. 실시간으로 진행될 우주 원격 수업이 진행될 정확한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모건은 8일 오후(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우주왕복선 인데버(endeavour)호에 올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했다. 모건을 포함한 7명의 우주인은 짧으면 11일, 길면 14일간 ISS에서 머물며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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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단연 모건의 임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상 첫 우주 원격 수업이기 때문이다. 모건은 ISS에서 초등학교 교실에 모인 아이들과 한 시간 남짓 화상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업은 원격 회의와 비슷한 방식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이 교편을 잡았던 고향 학생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희망과 미래를 향한 비전을 심어주겠다고 밝혔다. 미 우주항공국(NASA)은 시간이 허락되면 버지니아주와 매사추세츠주의 초등학생들과도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건은 두 번의 좌절을 거친 끝에 21년 만에 마침내 우주인의 꿈을 이뤘다. 같은 교사 출신인 로라 부시 미국 대통령 부인도 발사 하루 전인 7일 모건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

아이다호주 소도시 매콜 출신인 모건은 1985년 NASA가 기획한 '우주 교사 프로그램(teacher in space program)'에 따라 탑승자 후보로 선발됐다. NASA는 아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탐험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음해 챌린저호에서의 우주 원격 수업을 계획했다. 모건은 그러나 최종 심사에서 탈락했다. 크리스타 매컬리프라는 다른 교사가 우주선을 탔다. 그러나 챌린저호는 발사 직후 폭발해 우주 수업은 무산됐다. 우주교사 프로그램도 중단됐다. 89년 프로그램을 재개한 NASA는 모건을 다시 불러들였다. 그런데 2003년 컬럼비아호가 지구로 귀환하던 중 폭발하면서 그의 꿈은 또 부서졌다. 그로부터 4년, 모건은 마침내 우주에 올랐다.

챌린저호 선장이었던 딕 스코비의 부인은 8일 인데버호 발사 현장에 참석, "모건이 동료를 잃은 비극과 고통을 딛고 드디어 우주로 간다"며 "그의 인내와 열정은 모든 아이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우주 교사 프로그램(teacher in space program)=다음 세대에게 우주항공 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NASA가 마련한 프로젝트다. 미국 내 과학.수학 교사 중 적임자를 선발한다. 선발되면 우주비행사 임무 수행에 필요한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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