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인생 시티 오브 조이 합일과정 "뭉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세계 곳곳의 오지를 무대로 대작을 만들어 온 롤랑조페 감독의 신작『시티 오브 조이』 가 호암아트홀 여름영화로 7월3일 개봉된다. 아카데미 3개 부문 수상작인 데뷔작『킬링필드』, 칸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미션』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롤랑조페는 이 영화에서 인도의 캘커타를 무대로 서로 상반된 처지에 있는 두 사나이가 우정으로 맺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세계 12개국에서 6백50만 부가 넘게 팔린 도미니크 라피에르의 소설을 토대로 한 이 영화는 미국인 외과의사 맥스(패트릭 스웨이지)가 한 소녀를 수술 끝에 숨지게 한 뒤 절망을 안고 인도로 오는 것에서 시작된다.
의사로서 무력한 자신을 질책하며 캘커타에 온 그는 이 도시에서 위안을 찾으려 하나 그에게는 곧 이 도시의 참혹한 현실이 엄습해 온다. 미국의 유복한 집안 출신인 그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할 빈곤과 기아·질병이 이 도시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에게「기쁨의 도시」라는 이 도시의 별칭은 기묘한 반어법 이상이 되지 못한다.
맥스는 첫날부터 어린 매춘부의 꾐에 넘어가 강도들에게 소지품과 돈을 털린다.
의사라는 이유로 졸지에 임산부의 시중을 들게 되면서 그는 서서히 이 도시의 빈곤에 익숙해져 간다.
흉년이 들자 하사리(옴푸리)는 생계를 꾸려 나가기 위해 식솔을 이끌고 캘커타에 도착한다. 희망을 안고 도착한 이 대도시에서 이 일가는 도착하자마자 사기꾼한테 속아넘어가 돈도, 살 곳도 잃은 채 졸지에 뒷골목의 보도에서 밤을 세우는 신세가 된다.
영화는 맥스와 하사리라는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갈등과 반복 끝에 상호 이해에 도달하는 것을 보여준다.
촬영은 캘커타의 항만에 세워진 거대한 세트에서 8주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안테나가 연연히 이어지는 양철지붕, 낡은 커튼이 펄럭이는 창문, 쓰레기와 헌 타이어가 굴러다니는 길거리 등 세세한 곳까지 생생하게 재현한 세트는「시티 오브 조이」에 사는 사람들의 빈곤에 찌들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의 풍경을 훌륭하게 전해 준다.
이 영화의 국내 개봉에 맞춰 감독인 롤랑조페가 방한한다는 것도 화제 거리가 되고 있다. 30일 내한하는 그는 7월1일과 2일 각각 기자회견과 자신의 작품에 대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할 예정이다. <임재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