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묘지 옆 아파트 건설|분당 푸른 마을 단지 중탑동엔 도축장 방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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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국토지개발공사가 분당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주민 기피시설인 시립공원 묘지와 도축장을 그대로 둔 채 아파트 단지를 조성, 주민들이「묘지 이전」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토지개발공사와 성남시는 이전부지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이전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은 채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어 주민들은 도축장의 분뇨냄새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시립공원묘지=쌍용·벽산·신성 아파트 등 1천4백42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선 푸른 마을 아파트 단지와 1천2백83기의 분묘가 안장된 성남시립공원(4천9백96평)과의 거리는 불과 30여m.
때문에 지난해 6월부터 입주한 4천여 명의 주민들은 『심리적 불안으로 밤에는 창문을 열어놓지 못하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푸른 마을 부녀회 대표 김은분씨(39)는 『그 동안 수 차례에 걸쳐 성남시 등 관계 당국에 이전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더구나 토개공 측은 현재 묘지경계에서 불과 10여m떨어진 곳에 1만여평 규모의 단독주택단지를 조성하고 있어 이곳 역시 주민들의 입주가 끝나면 집단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문제의 묘지는 분당신도시 계획이전인 73년 12월 성남시가 조성한 것으로 87년 만장이 돼 성남시가 관리하고 있다.
◇도축창=(주)초원식품이 분당택지 개발지구내인 야탑동 1376일대 부지 2천8백여평에서 운영하는 도축장은 이 달 말부터 주민입주가 시작되는 중탑동 아파트 407, 406동과 불과 2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초원식품은 이곳에서 하루 평균 6백여 마리의 소·돼지 등을 도축하고 있어 주민들이 도축장에서 발생하는 악취 공해로 불편을 겪게됐다.
그러나 성남시 측은 이전부지 확보가 힘들어 묘지이전을 불가능하다는 입장.
시 측은 또 도축장도 신도시 개발 주체인 토개공이 초원식품에 보상 등을 해주고 이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토개공 측은 묘지는 시에서 관리하므로 이전부지를 시가 마련해야하며, 시 전체가 도축장이 들어설 수 없는 제한 정비권역으로 묶여 있어 도축장도 이전할 토지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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