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관계개선 월말께 회담/창구 차관급격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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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도 핵문제 성의땐 경협재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방침을 유보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북한의 관계개선 및 대북조치들에 대한 협상이 곧 재개될 예정이며 남북한도 이에따라 남북간의 특사교환을 위한 접촉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미­북,남­북 회담이 병행해서 열리게 됐다.<관계기사 2면>
미국·북한은 11일 뉴욕에서 4차 고위급회담을 갖고 ▲핵무기를 포함한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공정한 핵사찰을 포함한 한반도의 비핵화 보장과 상대방의 자주권을 상호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는 3개항의 합의사항을 공동발표문 형식으로 발표했다.
북한은 이러한 합의에 따라 그들의 NPT탈퇴 효력을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시기까지 일방적으로 일시 정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미국·북한은 곧 고위급회담을 재개,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방법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들에 관해 협의키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북한의 협상은 2주일후인 이달말께 열릴 것이며 회담엔 차관급 대표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순영 외무차관은 『북한·미국간 추가협상은 현재 차관보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홍 차관은 또 『유엔안보리는 북한이 IAEA의 사찰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면서 『IAEA도 나름대로 북한과의 접촉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관급 회담에선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팀스피리트 한미 연합훈련의 영구중단,북한에 대한 핵무기 선제 불사용선언 등이 협의될 예정이며 특히 미국·북한의 관계개선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현재 진행중인 IAEA와의 협의과정에서 얼마만큼 성의를 보이느냐가 관건이며 만약 북한이 사찰문제에 있어 충분하고 납득할 정도가 된다면 미­북관계는 상당히 급진전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NPT철회 유보조치 발표직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황인성 국무총리 주재로 통일관계 고위전략 회의를 열어 대책을 협의,북한측이 제안한 특사교환문제를 수용키로 하고 오는 15일 북한측이 요청한 날짜에 우리측 실무대표를 판문점에 파견키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남북간 대화는 지난 1월 핵통제위 공동위원장 접촉이후 중단된지 4개월만에 재개되게 됐다.
이와관련,송영대 통일원차관은 『북한·미국이 고위급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대한 지지·준수입장을 표명한 것은 우리 정부입장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우리측은 오는 15일 실무접촉에서 우리측 입장을 견지하면서 회담이 성사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차관은 또 북­미 고위급 회담결과에 대해서는 『미­북한간의 공동성명은 한반도평화와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합의로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면서 『이 성명은 그간 정부가 북 핵문제 개혁을 위해 취해온 대화노력과 부합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핵사찰 문제에 있어 적절한 성의를 표시할 경우 팀스피리트훈련 중단을 북측에 약속하고 현재 중단되고 이는 기업인의 방북허용,남북직거래 확대 등 경협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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