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작아졌다, 156년만에 홀쭉한 판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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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권위지 가운데 하나인 뉴욕타임스도 판형축소라는 시대의 물결을 외면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는 6일자(현지시간)부터 가로길이가 1.7인치(4.3cm) 줄어든 이른바 ‘베를린판형’으로 불리는 홀쭉한 판형으로 변신했다.

1851년에 창간,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으로 오랜 세월 대판(Broad Sheet) 발행을 고수해온 뉴욕타임스는 이날 “비용절감과 불필요한 배열을 해소하기 위해 가로 크기를 12인치(30.48cm)로 줄인다”고 간단한 ‘사고(社告)를 1면에 실었다.

또 사설 및 논평란인 18면에는 ‘새롭고 더 작아진 사이즈가 붐비는 지하철에서 읽기 편하게 해준다’는 카피도 실어 눈길을 끌었다.

뉴욕타임스의 이같은 조치는 비용절감의 이유도 있지만 역시 대판이었던 경쟁지 월스트리저널(WSJ)이 지난 1월부터 홀쭉한 판형으로 변경한 것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은데다가 최근 ‘미디어황제’ 루퍼트 머독의 인수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면서 적극적인 방어 차원에서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지역방송 등 계열사를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16일 부당 가판 가격을1달러에서 1.25달러, 주말판은 3.5달러에서 4달러로 각각 올린데이어 판형변경으로 인쇄비용까지 절감하는 등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에서 시작된 베를린판형은 미국에서는 전국지 USA 투데이가 창간되면서 처음 소개됐고 인터넷시대의 도래와 함께 종이신문들이 위기를 맞으면서 기존 정론지들이 디자인 쇄신과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를 도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발행인 발행인 아서 셜츠버거 회장은 지난 2005년 서울서 열린 세계신문협회 총회때 타임스의 판형 변경에 대해 "관심있게 지켜보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론지=대판’, ‘대중지=타블로이드’가 오랜 공식이었던 미국의 신문들이 뉴욕타임스 등 양대 신문의 판형변경으로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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