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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17> 美 이미지 개선은 어떻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1호 20면

잭 웰치(72·오른쪽)는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를 20년간 맡았다. 웰치의 아내인 수지 웰치(48·왼쪽)는 세계적 학술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을 지냈다.

Q: 이라크 침공 등으로 미국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는 듯합니다. 미국의 이미지(브랜드 가치)를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국 런던에서 줄리 메이어가)

이라크 때문에 美 브랜드 추락하진 않아

A: 미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전 국민이 나서서 해볼 방법은 없습니다. 정부나 기업들이 각자 할 일을 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개선되는 게 바로 이미지입니다.

미국의 외교정책과 군사행동으로 이라크의 민주주의 질서를 회복시키고 평화를 안착시켰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정도 뉴스라면 미국 이미지가 한결 좋아질 것입니다.
또 미국인이 오만한 자세를 버리고 용기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미지가 한결 좋아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이미지 개선책을 나열하기에 앞서 실태를 짚어보는 게 순서이지 않겠습니까.

최근 미국에 대한 유럽 쪽 분위기는 한결 나아진 듯합니다. 친미 지도자들이 대거 당선된 덕분입니다.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가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친미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이 미국으로 이민 오고 싶어합니다. 그 규모는 사상 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글로벌 정치위력은 전반적으로 약해진 듯합니다. 최근 지정학적인 상황이 급변한 틈을 타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중동의 이란 지도자들이 거리낌없이 미국을 비판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사르코지와 경쟁한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이 선거 기간 중 반미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선거 결과를 놓고 볼 때 프랑스인 47%는 그의 반미 주장을 지지한 셈입니다.

러시아는 자본주의 경제로 변신하면서 글로벌 시스템에 편입하기 위해 미국에 우호적인 미소를 날리는 듯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버지에 반항하는 10대 소년처럼 미국에 대들기 시작했습니다. 국제정치 영역에서 미국의 체면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지요.

반면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요즘 미국 기업과 비즈니스 리더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왕성함으로 전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사람들이 미국인입니다.

반대로 미국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대륙은 바로 유럽이기도 합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 등으로 활동하던 시절 나는 지금까지 수십 개 나라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비즈니스를 벌여왔습니다. 외국 비즈니스 리더들과 만나 합작사업을 벌이거나 기업인수를 협상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미국인이기 때문에 거래하지 못하겠소”라고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서는 외국 비즈니스 리더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비즈니스 리더가 본능적으로 돈을 밝히는 용병과 같기 때문이겠지요. 그들은 정치보다 이익을 우선시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손가락질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가 잡음은 내지만 그들이 이윤을 위해 왕성하게 거래하는 덕분에 그런대로 굴러가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실례를 하나 들어 볼까요. 인도와 파키스탄은 2002년 일촉즉발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양쪽이 힘 자랑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은 인도가 국제사회 압력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약체인 파키스탄에 무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시 미국 이미지 개선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한 나라의 이미지는 한 가지를 잘한다고 개선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비즈니스 위력이 막강하다고 해서 글로벌 정치부문에서 구겨진 이미지가 펴지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한 분야에서 형편없다고 그 나라의 이미지가 하루 아침에 실추되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이 이라크 침공 이후 수렁 속에서 헤매고 있지만 이미지가 급락했다고 단언하기는 이릅니다.

이는 곧 미국의 이미지가 한두 가지 잘한다고 개선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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