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은행」서 총자산 12조로 성장/창립30돌 맞는 새마을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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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문인력 부족 등 과제 아직 많아
서민들의 애환이 깃들여있는 「동네은행」 새마을금고가 27일로 태어난지 30년을 맞았다.
새마을금고연합회(회장 이규이)는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전국 새마을금고 임직원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를 축하하는 성대한 행사를 가졌다. 장년에 이르는 동안 난립과 부실의 와중에서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던 새마을금고는 이제 단위금고 3천1백95개,회원 7백86만명,총사잔 12조5천7백27억원(4월말 현재)의 어엿한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은행의 문턱은 너무 높고 돈없는 서민들은 심한 고리채에 시달려야 했던 시절인 지난 63년 경남 의령군 의령면 경암리에서 푸른눈의 수녀를 산모로 새마을금고는 처음 탄생했다.
부산에서 국민재건운동의 하나로 협동조합운동을 펴고있던 캐나다인 메리 가벨수녀의 강의에 고무받은 경암리주민들이 힘을 모아 5월27일 최초의 마을금고를 세운이후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금고설립이 급속도로 확산됐던 것이다.
3공시절에는 새마을운동 차원에서 관이 앞장서 새마을금고운동을 이끌었으나 실적위주 행정의 부작용이 두드러져 금고설립에만 급급했을뿐 관리는 형편없었다.
이에 따라 70년대말에는 무려 4만여개의 새마을금고가 난립하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길 날이 없었다.
이런 새마을금고가 정상화의 길을 모색하게 된 것은 83년 새마을금고법이 제정되면서부터. 이법에 따라 많은 부실금고가 통폐합·정리되면서 새마을금고는 잃어버린 신용을 찾기 시작했고 수신도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특히 83년 7월부터 연합회가 안전기금을 조성함으로써 사고금고의 회원이나 예금자들의 금전적 손해를 보상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연합회에는 4백50억원의 안전기금이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장년의 새마을금고가 진정한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 금융계의 지적이다.
최근 10년간 문을 닫은 단위금고가 2천2백개나 되고 금고당 자산이 40억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새마을금고의 기반이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자산운용능력도 달려 몇몇 사람들의 「계모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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