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 2라운드서도 '좋아 좋아' 여자 브리티시 오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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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右)가 1번 홀 그린에서 퍼팅 라인을 읽고 있다. 박세리는 2라운드 11번 홀까지 1오버파로 공동 27위를 달리고 있다.[세인트앤드루스 AP=연합뉴스]

새로운 골프 여제를 향해 진군하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북해의 거친 바람에 맞서고 있다.

3일(한국시간) 여자 브리티시 오픈 2라운드가 열린 영국 세인트앤드루스의 올드 코스에는 오후 들어 강풍이 몰아쳤다. 오후 조 대부분이 점수를 잃고 있지만, 메이저 우승 없는 반쪽짜리 세계 랭킹 1위의 오명을 벗으려는 오초아는 12번 홀까지 이븐파로 버티고 있다. (자정 현재) 오초아는 중간 합계 6언더파로 웬디 워드(미국)에 1타 차 선두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지은희(캘러웨이)가 2언더파로 가장 성적이 좋다.

오초아는 모두가 좋아하는 선수다. 공도 잘 치지만 마음 씀씀이도 최고다. 아이들의 사인을 절대 거절하지 않고 많은 자선기금을 낸다. 미국에서 경기할 땐 골프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멕시코계 이민자들을 불러 모아 식사를 대접하곤 한다.

경쟁자들마저 그를 좋아한다. 미국 LPGA 투어 선수들은 물론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처음 함께 경기한 지은희는 "잃어버린 공을 자신의 것인 양 함께 찾아주고 등을 다독여주는 등 마음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좋아하지만 그가 가장 간절히 원하는 메이저 대회만은 번번이 그를 외면했다. 올 시즌 3승을 포함해 통산 12차례나 우승했고,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철옹성을 무너뜨렸지만 메이저 대회의 문은 열지 못했다. 김주연이 우승한 2005년 US오픈에서는 마지막 홀에서 8타를 치며 무너졌고, 지난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는 카리 웹(호주)에게 연장 끝에 역전패했다.

세인트앤드루스에서의 역사적 첫 우승자가 될 기회를 잡은 오초아는 "올드 코스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동안의 메이저 스트레스가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첫날 강풍 속에서 1언더파를 친 소렌스탐은 2라운드에서 2타를 더 줄여 합계 3언더파로 쫓아갔다. 또 여자 브리티시 오픈에서 세 차례나 우승한 링크스의 여우 셰리 스타인하우어(미국)도 합계 3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세인트앤드루스=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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