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별 약정고 배정 "무리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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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객들과 마찰 빚기도>
증권업계에 따르면 약정고 배당은 각 증권회사가 전체 증권사중 자기회사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목표를 먼저 정해놓은 뒤 이를 지점별로 할당하고 일부 지점은 이를 다시 인원·직급별로까지 세분해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과장·대리 급의 경우 개인약정목표가 월 5억∼20억원에 이르고있고 일부 점포는 심지어 사무실에「금일의 약정목표」,「어제의 실적표」가 성적표처럼 놓여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일일·주간·월간단위로 실적을 확인하고 업무고과·승진 등에까지 영향을 미쳐 직원들은 이를 외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영업직원들은 실적 올리기에 허덕이고 있으며 자신이 관리하고있는 고객들로 하여금 주식을 자주사고 팔도록 유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권사 노조협의회에 따르면 회사측의 무리한 약정고 배당으로 인해 많은 영업직원들이 고객과 마찰을 빚어 법정에 서게되거나 심지어 92년 S증권 오모 대리(32)처럼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하고있다.
이같은 부작용이 잇따르자 각 증권사들은 최근 약정실적보다는 고객만족, 수익성확보를 우선하겠다는 영업방침을 새롭게 내놓고 있다.
또 증권사 노조측도 회사별로 주식약정할당제 철폐운동에 나서기 시작한 가운데 증권사노조협의회는 올해업계 최초로 벌이는 임금공동교섭에서도 이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한편 증권감독원은 회사·지점별 목표를 정하는 것은 불가피한 점이 있으나 이를 다시 직원 개인에게까지 할당하는 것은 강력히 제재하겠다는 방침으로 ▲각 증권사에 설치된 여론함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증권사별 정기·수시 검사 때 중점 점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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