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무료방문간호 사랑의 인술 뿌리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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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 무료로 환자를 치료해주는 서울시의「방문간호사업」이 우리사회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심는 봉사사업으로 정착되고 있다.
비록 열악한 여건이지만 묵묵히 자신들의 업무를 불평없이 해내는 방문간호사들의 헌신 때문이다.
4월말 현재 서울시내 22개 구청에서 방문간호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인은 의사 22명과 간호사 1백70명 등 모두 2백14명으로 올해 달동네 저소득층 가정을 돌며 방문치료를 한 건수는 2만1천여건(전체환자 1만1천5백59명)에 달한다. 한사람이 1백회 방문을 넘은 셈이다.
이들의 활동은 환자방문치료에 그치지 않는다. 생활이 어려운 시민 5만1천5백여 명의 건강관리를 위해 수시로 혈압과 맥박측정 등 기본 건강진단을 실시한다.
또 방문간호사업을 첫 실시한 91년부터 지금까지 환자가족들이 효과적인 간호를 할 수 있도록 17만8천여 명을 대상으로 보건교육을 실시했다.
이들은 가정을 방문, 투약지도와 불구불능 재활훈련·운동지도·식이요법지도·건강조사 등 각종 치료활동을 하는 한편 이들의 자활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때로는 친구·언니·어머니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척추디스크와 고혈압 합병증을 앓아 종로구보건소 박애숙 간호사의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해 숨진 수송동 이정은 할머니는 생전에 고마움을 말로 하지 못하고 보건소장에게 고맙다는 유언을 남겨 방문간호사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그러나 이같이 의미있는 사업에 배당된 올해 시 전체 예산은 2억4천여만원.
각 구에 배당된 예산은 평균 1천1백만원에 그치고 있다.
월 1백만원도 안되는 예산으로 각 구청 방문간호사들은 구 평균 5백여 명이 넘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청 최행지 가족보건계장은『방문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방문간호사업이 뿌리 내리고 있으나 아직도 예산과 인력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하고 『모든 저소득가정에 고른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사회복지 차원에서 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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