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에 발넓은 “사교계의 꽃”/뇌물중계 홍 여인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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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이스댄싱선수 출신… 국교빙상련회장/“공화당시대 고K모의원과 친분” 소문
슬롯머신계의 대부 정덕진씨 형제가 세무조사 무마조로 박철언의원에게 5억원이 든 돈가방을 전달하는 자리를 마련했던 홍모씨(42·여·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사교계의 명사」로 알려져 있다.
홍씨는 80년대 한때 사교클럽을 드나들면서 당시 정계·재계 실력자들과 폭넓은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1m60㎝의 호리호리한 몸매를 지닌 미인형의 홍씨는 평소 아들(11)·운전기사·가정부·유모 등과 살면서 이웃과는 비교적 접촉이 없었다는 것.
홍씨가 전에 살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이웃사람들 사이에선 홍씨가 공화당 시대의 정치인 고K의원과 가까웠던 사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상태.
홍씨를 비교적 잘 알고 있다는 이웃집의 한 여인은 『K의원이 몰래 홍씨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두번이나 본 적이 있다』며 『K의원이 사망했을때 홍씨는 검은색 상복차림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명문 사립국교시절부터 아이스댄싱에 재능을 보인 홍씨는 60년대말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91년부터 최근까지 국교빙상경기연맹임원을 맡아올 정도로 활발한 대외활동도 벌였다.
홍씨는 또 자신소유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4층규모 C빌딩 4층에서 M상사라는 화장품 수입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건물 1층은 국내외 유명화장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는 화장품 전시판매장으로,2·3층에는 미술학원에 세를 놓고 있는 중.
홍씨와 정씨 형제들의 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 91년 11월20일 홍씨가 전국 스케이팅연합회 창립총회를 정덕일씨가 대표인 서울 송파구 석촌동 뉴스타호텔에서 개최한 점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상당한 교분을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홍씨 주변인물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홍씨는 프랑스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귀국한뒤 K의원을 만났으며 K의원과 사이에서 지금의 아들을 낳은뒤 K의원이 사망하자 친자확인소송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의 아들은 출생직후인 83년 11월2일 홍씨의 오빠(47)에게 입적됐다가 최근 다시 홍씨 앞으로 「호적이기」된 상태. 특히 홍씨는 최근 현대아파트 자기집에서 박철언의원 등 월계수회멤버들과 자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홍씨가 박 의원 등과도 평소부터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진세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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