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핵해결 미 태도에 달렸다/미 올슨교수 CSM지 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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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냉전종식후 자구책으로 핵선택/대북관계·통일에 적극성 보여야
북한 핵개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북한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통일문제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 해군대학원 에드워드 올슨교수(아시아학과)에 의해 제기됐다.
올슨교수는 13일자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 기고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개발 의도는 냉전종식이후 동북아에서의 세력균형을 위한 북한의 자구책』이라고 말하고 『북한이 정상적이고 안정된 국가일 경우 이같은 세력균형은 오히려 바람직한 측면도 있으나 북한이 내부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국가라는 점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능성에 대해 주변국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이 북한을 보다 적극적인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북한­미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통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때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북한이 단 한개의 핵무기를 보유한다 할지라도 한국은 물론,미국·일본,심지어 중국·러시아까지 불안해하고 있다.
동북아에 핵확산을 막아줄 방안을 구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왜 핵무기를 선택하게 됐는지에 대한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은 냉전종식으로 과거의 우방을 모두 잃은 셈이다.
이는 설상가상으로 북한 내부의 경제·정치를 더욱 어렵게 만든 반면,한국이 성공을 거두자 북한은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핵무기를 선택한 것이다.
북한의 선택이 실현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또한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 생산할 수 있느냐의 여부도 미국의 핵억지력이 동북아지역을 보호하는 한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처럼 핵이슈를 통해 북한은 이미 그의 존립에 필요한 관심과 「존경」을 끌어내고 있다.
만일 북한이 강하고 안정된 국가라고 한다면 냉전종식이후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세력균형은 주변국들에 바람직할 수도 있다. 핵확산문제와 주변국의 우려증대가 있긴 해도 관련국들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탈냉전시대의 새로운 세력균형에 적응하려 할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정권승계를 둘러싸고 정치적으로 매우 불확실하고 아­태지역의 최근 변화가 북한을 군사적으로 매우 불안하게 만드는데 있다.
북한 스스로도 이같은 변화의 물결에 동참해야 하느냐,아니면 붕괴의 가속화를 받아들여야 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변 관련국은 북한의 핵무기보유사실 자체보다는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북한의 핵무기보유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미국의 대한반도정책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과의 밀접한 관계유지 못지않게 북한과의 보다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야 하고 핵문제 해결의 단계에 따라 전진적인 경제관계에도 맺어야 한다. 북한이 한미간의 관계단절을 기도하고 있다는 우려는 한미관계로 보아 있을 수 없으며 그럴 위험도 없다. 특히 냉전의 관습을 벗어나 한국의 통일에 대해 미국이 한국보다도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할때 북한의 핵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수 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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