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대서 여성학 강의 박혜란 이대 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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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중국 내 조선족·북한여성, 그리고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 여성들을 비교해 사회 체제의 변화에 따라 여성들의 지위와 역할 등 삶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하는 기회로 삼고 싶습니다.』
한중 수교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이화여대와 중국 연변대간 교환 교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5월부터 1년간 연변대에서 여성학을 강의하게된 박혜란씨(47)가 밝히는 포부다.
박씨는 이번 교환교수 파견이 새롭게 열린 대륙 중국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뿐더러 학문으로의「여성학」을 중국에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랜 사회주의 전통을 지니고 있는 중국은 법과 제도면에서 완전한 남녀평등이 이뤄졌으나 가사 노동 등에서는 여전히 뿌리깊은 가부장제의 잔재가 남아있어 우리와는 또 다른 측면의 여성학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
그는 또 77년 여성학이 도입된 이래 불과 10여년만에 전국 80여개 대에 여성학 강좌가 개설됐을 정도로 한국 여성학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다고 말하고, 이번 한중 교류를 시작으로 「여성학」을 고리로 한 아시아 국가간 교류가 구체화되기를 희망했다.
서울대 졸업후 한때 잡지사 기자로 활동하기도한 그는 둘째 아이를 낳고 퇴직, 10년간 전업주부로 지내면서「여성이란 무엇인가」하는 심각한 물음에 빠지게 됐다고 한다. 그 돌파구로 택한 여성학 공부(이대 대학원) 덕분에「인식의 전환」을 이룰 수 있었다며 여성학을 공부한 후 자신의 삶은 매우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덕성여대·이화여대 등에서 여성학을 강의하기도 한 그는 최근에는 인간 교육 실현 학부모 연대 공동 대표, 또 하나의 문화 편집동인으로 활약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업을 하는 남편과의 사이에 세아들을 두었다.<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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