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맞교환에 국한돼 있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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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25일 아프가니스탄의 한국인 피랍 사건의 대응 상황을 밝혔다.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국방위 연석회의에 참석해서다.

송 장관은 '탈레반 측이 수감된 포로와 인질을 맞교환하자는 것이냐'(열린우리당 박찬석 의원)는 질문에 "반드시 그렇게 국한돼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참석자들은 "탈레반 수감자 석방과 함께 현금 지급과 같은 다른 방안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송 장관은 의원들과의 질의.응답 도중 급하게 걸려 온 휴대전화를 받느라 1분가량 좌석을 뜨기도 했다. 인질 석방 협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 표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피랍자들의 안전 상태는.

▶송 장관=초기에 한 사람에게 어려움이 있었는데 일행 중에 돌볼 수 있는 사람(※의료진을 뜻함)이 있어 지금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정확한 상대와 접촉하고 있나.

▶송 장관=무장단체의 경우 모든 것을 분명하게 교신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하다고 보이는 곳을 통해 교신하고 있다.

▶김용갑 의원=탈레반 측 요구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송 장관=다양한 요인들이 관여돼 정확하지 않은 보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무장단체 쪽도 단일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경우가 있어 혼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최대한 믿을 수 있는 통로를 통해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탈레반 측이 요구 사항이 뭔지 헷갈리게 하려는 것 같나, 시간을 끌면서라도 조건을 관철하려는 것 같나.

▶송 장관=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탈레반 대표로) 나오는 한 사람이 (조건을) 바꾸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의 입으로 다른 조건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탈레반 수감자 석방 결정에는 미국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과 협의하고 있나.

▶송 장관=피랍자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미국 등 관련국과 공식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문제의 성격이 그 단계(※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논의하는 단계)까지 가 있지 않다. 그 사안을 집중 논의할 단계에 간다면 그때 (미국과) 논의하겠다.

▶김용갑 의원=이번 피랍 사건이 조속히 해결될 가능성이 있나.

▶송 장관=가장 안전하고 조속히 석방되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 경우에 따라선 안전하게 하는 것과 조속히 하는 게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석방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으며 단계적 석방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

▶무소속 최성 의원=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탈레반 소탕 작전 운운하는 게 피랍자 구출에 부담을 주지 않겠나.

▶김 장관=우리의 특별한 상황과 미국이 보는 일반적 상황 간의 원칙적인 갭(차이)이라고 보는데, 우리 상황과 관련해선 일체의 무장 개입이 없도록 협조하고 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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