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에게 묻는다 ⑩ '랜드마크1억만들기주식1' 고희탁 팀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0면

랜드마크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랜드마크1억만들기주식1'은 2003년 국내에 적립식펀드 투자 바람을 일으킨 대표적 펀드 중 하나다. 2003년 1월3일 만들어져 한 때 설정액이 76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2004년 적립식펀드 중 판매 1위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모습은 시원치 못하다. 올 초부터 줄기 시작한 설정액이 최근 3400억원대까지 내려왔다. 수익률이 여전히 코스피지수를 넘어서고 있음에도 펀드 순위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다. 2004년 9월부터 이 펀드를 맡아 운영해 온 고희탁(사진) 주식운용1팀장에게 속사정을 물어봤다.

-순자산총액이 자꾸 줄어든다.

"엄밀히 따지면 펀드에 만기란 없지만, 처음 시판 당시 환매시점을 3년 정도로 보고 펀드를 팔아왔다. 올해가 바로 그 3년 만기에 해당하는 시점이다. 때마침 주가도 많이 올랐고, 3년 만기를 생각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환매에 나섰기 때문에 순자산총액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에도 증시가 조정을 맞을 때마다 조금씩 돈이 들어오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환매가 잠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률 순위도 조금씩 떨어지는데.

"펀드의 특성과 최근 장세 때문이다. 최근처럼 급등하는 장세에서는 종목을 수시로 바꿔가며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펀드가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펀드는 증시가 내리막길을 걸을 때는 손실률도 더 큰 것이 특징이다. 랜드마크1억만들기주식1은 연간 매매회전율이 70%에 불과하다. 업계 평균은 200%가 넘는다. 1억만들기펀드는 처음 선택해 투자한 종목을 장기투자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적립식 투자방법은 지금과 같은 강세장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증시가 계속 오르기만 한다면 당연히 한 번에 투자하는 거치식이 낫다. 하지만 주가의 방향을 누가 예측할 수 있나. 적립식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의 흐름과 관계없이 꾸준히 투자한다는 점이다. 잘못된 시점에서의 투자위험을 막아줄 수 있다. 특히나 요즘처럼 장이 계속 끓어오를 때 거치식으로 투자하려는 사람은 매매 타이밍을 찾지 못해 계속 시기를 놓칠 수 밖에 없다."

-투자 수익률 목표는.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순위 30위 내에 드는 것이 목표다. 여전히 시장 상승률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지만, 위에서 말한 이유로 올해는 성적이 상대적으로 좀 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랜드마크는 펀드운용에 팀보다는 개인의 역량이 더 크다고 들었다.

"맞다. 개인역량이 더 중요시된다. 전체 회의에서 투자방향을 정하는 모델 포트폴리오(MP)가 있긴 하나 반드시 일정 % 이상을 따라야 하는 의무는 없다. 펀드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펀드매니저를 선정해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것이 랜드마크의 철학이다. 그렇다고 펀드매니저 개인만의 판단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아니다. 리서치팀과 각 섹터별 전문가들이 정보를 나눈 뒤 최종 결정을 해당 펀드매니저가 한다는 뜻이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