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 못찾는 시중 여유자금 증시로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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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예탁금 사상 첫 3조돌파/거래규모도 연일 최고치
시중의 여유자금이 증시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위해 증권회사에 맡겨놓은 고객예탁금이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고 주식거래규모도 연일 사상최고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실세금리 하락·부동산경기침체 등으로 갈곳을 찾지 못하던 유동자금중 상당부분이 증시쪽으로 큰 「물꼬」를 돌리고 있음을 보여줘 주목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이달들어 이틀만 빼고는 계속 늘어나 15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그림참조·관계기사 15면>
이는 지난달 말의 2조4천5백억원에 비해서는 보름째 6천억원가량이,올들어 최저치였던 지난달 5일(2조1천5백억원)에 비해서는 단 40일 사이에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고객예탁금은 주가가 사상최고치(1천77.77,89년 4월1일)을 기록하기 직전인 89년 3월16일의 2조8천4백억원을 고비로 주가하락과 함께 감소세로 돌아서 그림에서 보듯 1조∼2조원대를 맴돌다 새정부출범 이후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 9일 4년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뒤 연일 새기록을 세우고 있다.
주식거래대금도 16일 9천3백47억원으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8천억∼9천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사상 최고치(1조5백억원·92년 11월9일)에 버금가는 것으로 지난해까지 9천억원을 넘은 적은 지난해 11월의 세차례밖에 없었다.
증시관계자들은 『실물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금리하락·부동산경기침체 등으로 부동화된 시중자금이 증시로 모이고 있다』며 『시중자금사정에 여유가 있는만큼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돈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금융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나오고 있으나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조금씩 늘고있고 주가도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매물출하 등으로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어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아직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금융실명제 등 개혁조치가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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