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연극인 장두이 3년만에 귀국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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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재미연극인 장두이씨가 자신이 이끄는 미국인 극단 「코러스 플레이어스」와 함께 내한 3년만에 귀국공연을 갖는다.
15일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되는 『삶의 노래』는 장씨가 걸프전 당시에 구상한 작품으로 지난해 4월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시 『미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솔직하게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장씨와 그의 오랜 동료인 극작가 마크 탈렌버그가 원작을 집필한 이 작품은 걸프전에 참전한 한 미국 젊은이를 통해 미국의 군사개입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미국 중서부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한 주인공 노먼은 세계평화를 수호한다는 미국정부의 구호에 따라 애국적 모험심으로 걸프전에 출정한다. 어머니와 사랑하는 애인을 뒤로하고 떠난 그는 전쟁터에서 비로소 전쟁은 평화를 보전하는 해결책이 되지 못함을 절감한다. 월남전과 한국전의 참전용사인 그의 아저씨와 아버지가 들려준 무용담은 과연 세계평화와 일치하는 것일까. 또 비단 국가간의 이익을 떠나서라도 어째서 인간들은 카인과 아벨의 암투 이후 계속 싸워야하는가. 이런 근본적인 의문에 봉착하게 된 주인공은 귀국한 이후에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채 집을 떠나 텍사스의 사막을 헤맨다. 걸프전을 다룬 첫연극으로 미국에서 주목을 받았던 이 작품은 배우들의 등장과 퇴장이 따로 없는 일종의 「열린 결말」을 지향한 구성등으로도 주목받을 만하다. 배우들의 동적 움직임을 강조하고 춤과 노래를 중간중간에 삽입해 음악극 형식을 추구한것도 관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임재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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