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앞길 불법집회기도”/어린이 25명 마구잡이 구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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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찰,고속도 변경요구 주민과 함께
【군포=이철희기자】 경찰이 「고속도로노선변경 및 환경보전」 요청 탄원서를 제출키위해 청와대앞길에 집결한 주민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유치원·국교생 등 어린이 25명까지 마구잡이로 강제연행,5시간동안 보호실에 감금한채 불법집회참가 자인서를 쓰도록 강요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있다.
12일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주민들에 따르면 주민3천여명은 11일 오후1시쯤 최근 도로공사가 시공중인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가 내손동부근 모락산 산림욕장을 관통하는 것과 관련,「공원살리기주민결의대회」를 갖고 탄원서를 청와대로 전달키위해 「가족별 이어달리기」를 하던중 경찰의 저지를 받았다.
이어달리기가 무산되자 주민 정용성씨(38·여),어린이 임보름양(6·유치원생) 등 55명은 오후3시30분쯤 「대통령할아버지,모락산을 살려주세요」 등의 내용을 적은 어린이 편지와 탄원서 1백여통을 갖고 청와대앞길에 도착했으나 서울 종로경찰서 전경들이 어린이 25명을 비롯한 주민 55명을 강제연행,군포경찰서로 넘겼다.
경찰은 이들을 보호실에 감금해 어린이들에게는 이름을,어른들에게는 불법집회참가 자인서를 쓸것을 강요하다 연행 5시간만인 오후 8시30분쯤 귀가시켰다.
유병준군포경찰서장은 이와관련,『인적사항을 확인키위해 주민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들까지 연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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