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둘이 잡혔는데...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

중앙일보

입력

"자식이 둘이나 잡혀있는데 만약 무슨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살아갈지 모르겠다"

의료봉사를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다 무장세력에 함께 피랍된 서명화(29.여).경석(27)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씨(57)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다"며 자식들 걱정에 기자회견 내내 목이 메었다.

서씨는 "딸은 그동안 인도와 아프리카 우간다 등 여러차례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미용 공부를 하는 동생하고 같이 가겠다고 해서 '잘 갔다오라'면서 떠나보냈다"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 걱정했다.

이어 서씨는 "간호사인 딸은 이번에 봉사활동을 끝내고 나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날 생각이었다"면서 "돌아와서 시험 준비도 해야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대통령이 최선을 다해 협상한다니까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들(무장세력)이 말한 시각(살해위협 시각)이 점점 다가오니까 너무 너무 걱정이 된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또 그는 "납치한 사람들도 가족이 있을텐데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가족은 소중하지 않냐"며 "우리 자식들을 같은 형제, 자매, 자식으로 생각하고 꼭 석방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서씨는 "집사람은 지금도 밥을 못먹고 있다"며 "무슨일이 있으면 과연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라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서명화.경석 남매 등 경기 분당 샘물교회 신도 20여명은 의료봉사활동을 위해 지난 13일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다가 지난 20일 현지 무장세력에 의해 피랍됐다

【성남=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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