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배구선수 수입 능사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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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빠르면 오는 10월게 국내 배구코트에 금발머리의 8등신 비녀가 등장할 전망이다.
한국실업배구연맹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1팀당 2명의 외국인 용병선수 수입 등록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어 침체에 빠진 배구의 인기를 되살리고 이를 통해 현재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선수의 수급을 원할하게 해보자는 의도에서다.
다시 말해 시장개방을 통해 국산품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기초적 경제원리의 도입인 셈이라고나할까.
이에따라 우선 당장 남자보다는 여자실업팀들이 관심을 갖고 중국을 비롯해 한국배구와 인연이 깊으면서도 수입가격이 싼 남미쪽으로 바이어(?)를 파견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찍이 여자배구는 팬 서비스라는 미명하에 운동복 하의를 쇼트 팬츠로 바꿔 위험수위를 높임으로써 재미(?)를 본 것으로 유명하다.
이같은 발상은 성의 상품화라는 비난에도 불구,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모래바닥을 나뒹구는 비치발리볼의 탄생을 유도해내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수영복까지는 아닐지라도 러시아나 남미쪽 여자선수들의 복장은 위험수위가 수영복의 그것에 못지 않아 금발이나 갈색머리의 미끈한 몸매를 보려는 관중이 일시적으로 증가될 수는 있다.
그러나 비록 제한적이라고는 해도 시장개방이 열악한 국내 산업구조를 향상시켰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듯이 각선미가 좋은 외국선수의 진열이 근본적인 한국배구의 침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배구계 일각에서는 한국 여자배구가 오늘날의 침체에 이른 것은 드래프트 제도가 하향평준화의 주범이라는 주장이 대두,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원자재인 유망선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이것이 다시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를 낳아 인기의 하락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고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해결책은 없다는 사실을 배구인들은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 <김인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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