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 ~ 2002년 암 환자 40여만 명 추적해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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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리더라도 환자의 절반(46%)가량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은 완치율이 95%에 달했다. 반면 대체로 발견이 늦고 수술도 어려운 간.폐.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보건복지부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암에 걸린 환자 40여만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5년 후 생존율이 46.3%로 조사됐다고 19일 밝혔다. 통상적인 암 치료에서는 5년 내 전이나 다른 암이 발견되지 않으면 완치된 것으로 간주한다.

암 종류별로는 갑상선암이 95.9%로 생존율이 가장 높았다.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에 걸린 사람도 10명 중 8명은 5년 이상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 발병하면 가장 고치기 어려운 암은 췌장암이었다. 5년 후 생존율은 7.3%에 불과했다. 폐암(13.7%)과 간암(14.7%)도 난치병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생존율이 높았다. 여성 암 환자의 생존율은 57%로 남성(37.8%)보다 20%포인트나 높았다. 신해림 국립암센터 부장은 "남자보다 여자의 생존율이 높은 것은 여자에게 많은 유방암.갑상선암.자궁경부암의 생존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암 환자 생존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조기 건강검진을 하는 사람이 늘고, 치료 기술과 의약품의 효능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93~97년 암에 걸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41.7%였으나 98년 이후 5년간 암에 걸린 환자의 생존율은 46.3%로 높아졌다. 그러나 치료가 어려운 암인 췌장암은 8.2%에서 7.3%로 오히려 생존율이 떨어졌다.

선진국과의 격차는 여전했다. 우리나라 암 환자 생존율 46.3%는 미국의 64.9%(1996~2003년 발병 환자 기준) 보다 크게 뒤졌다. 일본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특히 난치성 암인 폐암 환자의 생존율은 일본이 16.8%, 미국이 15%인 반면 한국은 13.7%에 머물렀다. 반면 위암은 국내 생존율이 49.7%로 미국의 두 배 수준이었다. 수술을 많이 할수록 치료 기술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남자 4명 중 1명꼴 암 발병=우리나라 사람이 평균수명까지 살 경우 남자(73세 기준)는 4명 중 1명꼴로, 여자(81세 기준)는 5명 중 1명꼴로 암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암환자 수도 99년 214명에서 2002년 241명으로 13% 늘었다. 성별로는 남자(269명)가 여자(213명)보다 훨씬 암에 많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암 발생률을 연령대를 감안해 재계산한 10만 명당 환자 수는 한국이 287.8명으로 261명인 일본보다 높았으나 406명인 미국이나 341명인 프랑스보다는 낮았다. 암 종류별로는 남자는 위-폐-간-대장-방광암 순으로 발생률이 높았으며 여자는 위-유방-대장-자궁경부-폐암 순이었다.

또 남녀 모두 대장암 환자가 늘었으며 남자는 전립선암, 여자는 유방암.갑상선암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선진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창진 보건복지부 차관은 "의술의 발달로 암환자의 3분의 1 이상은 조기 진단 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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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기관

생년

[現] 보건복지부 차관(제13대)

195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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